내달 양종희 회장 취임 부회장 대신 부문장 체제 전환 가닥허인‧이동철 용퇴 전망… 박정림 총괄부문장 불투명KB 내부 "꼭 유지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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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지주가 내달 취임하는 양종희 회장 체제에선 '부회장직'을 없앨 것으로 보인다.

    후계자격인 부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새 회장 임기를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다만, 차기 CEO 육성 차원에서 지주 '부문장'은 그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직이 없어질 경우 허인‧이동철 두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총괄부문장을 맡고 있는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라임펀드 사태' 책임을 물어 금융당국이 중징계를 내리게 되면 자리보전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내달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양종희 내정자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9년간 KB금융을 이끈 윤종규 회장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

    양 내정자가 공식 취임하면 회장직 경쟁을 벌였던 허인‧이동철 두 부회장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내부에선 부회장직 유지 보단 폐지에 무게가 실린다. 새 회장 임기 초기부터 후계 승계 프로그램을 그대로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회장직은 명예직이면서 동시에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인정받는 셈인데, 당장 새 회장 임기가 3년 만에 끝나리란 보장이 없다"며 "지배구조 안정화 차원에서라도 부회장직은 당분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모범적인 승계 프로그램이란 평가가 있었던 만큼 부문장 직책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 '3부회장+1총괄부문장' 체제가 '3부문장' 또는 '4부문장'으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

    부문장 공석을 채울 인사로는 몇몇 자회사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세 부회장과 함께 지주에서 총괄부문장을 맡고 있는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거취는 불투명한 상태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지만 '라임펀드 사태' 관련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당국이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내릴 경우 3~5년간 금융권 취업 제한에 걸리기 때문에 연임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제재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소송 진행 중엔 연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