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증원 여력 있는 대학은 2025년부터 반영 국감서 요구 많았던 지역 의대 신설도 검토의료계 "이해상충에 따라 왜곡된 조사" 우려 의대 증원 '만능론'에 비판론 확산
-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확대하기 위해 각 대학별 수요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의료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얼마나 의사를 늘릴지를 두고 논의 테이블이 다시 마련됐지만 여전한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인력 확대 추진'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에 증원 여력이 있으면 우선 정원 확대에 반영할 것"이라며 "추가적 역량을 확보해야 할 경우에는 2026년부터 반영한다"고 밝혔다.올해 국정감사에서 야당 측의 요구가 거셌던 지역 의대 신설도 검토할 방침이다.조 장관은 "의사인력 확충의 시급성을 감안해 일단 정원 확대는 기존 대학을 중심으로 하되 지역의 의대 신설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복지부가 교육부에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통보하면 교육부는 대학에 정원 배정계획을 안내하는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한 후 내년 상반기까지 대학별 정원 배정을 확정한다.조 장관은 "급격한 인구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전체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의료 이용이 많은 고령인구가 증가한다면 2050년까지 의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많아지고, 임상의사는 더 부족해질 전망"이라며 "의사인력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정부의 발표에 대한의사협회는 "수요조사는 이해상충에 따라 왜곡된 조사로 전락하게 될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지자체와 지역 정치인 등의 요구에 의해 결과가 도출된다면 객관성은 상실되고 과학적인 근거 분석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도 "의대 입학정원은 20여년간 동결돼 왔으나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적 수요를 감안해 필요한 경우 조정을 협의할 수 있지만 필수의료 붕괴나 지역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유일한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재가동된 협의체… 여전히 제자리걸음수요조사를 거쳐 2025학년도부터 의대정원을 늘린다는 정부의 발표 이후 의료계와 논의 테이블이 마련됐지만 구체적 수치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졌다.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6일 오후 2시 제15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개최했다.의협은 의대 정원 관련 연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증원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논리를 비판하는 데 공을 들였다.이광래 인천의사회장은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 최고의 의료 혜택 누린다"며 "의대 정원 증원이 현재 야기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면 반대할 명분이 없다" 강조했다.이 회장은 "인구는 줄어드는데 의사 수 늘리고 의료 정책은 광역화하는 게 현재 정책의 모순"이라고 짚었다.그는 "섬에서 심근경색 환자가 지역 의대나 종합 병원이 없어 애를 먹었다는 논리로 의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방송도 하던데 정부가 전국 모든 곳에서 100%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접근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반면 정부는 혁신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의사 인력 확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사는 곳과 관계없이 충분한 필수의료를 제공받을 체계를 구축하는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며 "의사 확충은 필요조건"이라고 했다.이어 "의사 인력 확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크다"며 "필수의료 분야에 의사가 많이 유입되도록 하는 등 정책 패키지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의대정원 수치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의료계와 정부는 필수‧지역의료 진료공백을 신속하게 해소해야 한다는 과제에 있어서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복지부는 ▲적정한 보상체계 구축 ▲의료전달체계 재정립 ▲의료인의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필수‧지역의료 분야로의 의사인력 재배치‧확충 등을 포함한 필수‧지역의료를 살리는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