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약세, 목표주가 하향외국인, 삼성그룹株 1개월간 1조1920억원 순매도장기적 실적 개선 기대감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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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주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집중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개월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그룹주를 1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 200억원이 넘는 종목 가운데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주 6개가 포함됐다.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SDI로 5284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전자도 493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6개 종목을 모두 합한 순매도 액수만 1조1920억원에 달한다. 

    호텔신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기 등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삼성그룹주들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낮춘 상황이다. 

    호텔신라는 지난 30일 전 거래일 대비 11.24% 급락한 6만8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가 급락한 건 기대보다 낮은 실적 때문이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한 77억원을 거두며 시장 예상치를 80% 이상 밑돌았다.

    증권사들이 눈높이를 낮추면서 회사의 목표가는 기존 10만5000원~15만원 수준에서 8만8000원~13만원선으로 떨어졌다. 

    부진한 실적을 거둔 삼성엔지니어링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2.24% 내린 2만33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영업이익이 154억원으로 컨센서스 209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대신증권(4만4000원→3만6000원)과 하나증권(4만원→3만2000원) 등이 목표주가를 조정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8월 16만원대 고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타면서 최근 12만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3분기 매출액으로 2조3609억원, 영업이익은 1840억원을 기록,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40.8% 하락했다. 이는 영업이익 기대치(2295억원)를 크게 하회한 성적이다. 

    증권사들은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 주가를 낮췄다. 

    삼성증권은 목표가를 기존 19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낮췄다. 이외에 NH투자증권(19만원→17만원), IBK투자증권(18만원→ 16만원) 등이 목표가를 내렸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도 주가가 부진하다. 삼성전자는 6만원대 후반에서 7만원선을 오가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8월 60만원 후반대에서 꾸준히 우하향하며 45만원선까지 내려왔다. 

    증권사들은 삼성SDI에 대해 3분기 선방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업황 부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목표 주가를 낮췄다. 

    삼성그룹주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관련 ETF도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3개월간 KODEX 삼성그룹은 -11.94%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7.69%), ACE 삼성그룹동일가중(-6.21%)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해당 ETF들은 삼성 그룹 계열 종목 15개를 각사의 운용방식에 따라 구성해 담은 상품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만큼 실적 회복에 따른 주가 반등 전망이 우세하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에 대해 "다이공 중심의 영업구조를 소매고객 중심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체화재고(시장에서 처리되지 못한 재고) 처분 관련 일회성 원가 상승 이슈가 발생, 일시적인 손익 약화가 나타났다"며 "다만 페이백율, 인천공항 매출 등의 지표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만큼 내년 실적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당사에서는 지금 이 순간을 저점으로 향후 1년간 삼성엔지니어링 수주잔고의 강한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며 "제한 입찰 중인 사우디 파디힐리 가스(Fadihili Gas)의 연말, 연초 수주 가능성이 높다. 최근의 가파른 주가 조정을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해 "현재 주가는 과도한 비관을 반영한 주가로, 주가 급락은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며 "다양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EV 수요 장기성장은 변함 없고, 주요 고객사 판매는 매우 양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