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월 동결가능성도 77%금통위 7연속 동결 '모락'가계대출, 물가불안 '변수'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뉴데일리DB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뉴데일리DB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2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의결하면서 한국은행의 숨통도 다소나마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일 오전 이상형 부총재보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결정이 시장 예상과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이 부총재보는 "최근 장기금리 급등에 따른 금융여건 긴축이 고려 요인으로 제시되면서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일부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의 금리 동결을 두고 시장은 대체로 완화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회의에서 '견조한(solid)'으로 평가했던 경제성장 정도를 강한(strong)으로 한층 더 높였고, 금융 여건이 긴축되고 있다는 점도 더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재의 금융여건이 충분히 긴축적이라 확실할 수 없고, 장기금리 상승 영향도 단정짓기 힘들다"며 "향후 회의에서 추가 긴축 정도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도 "한두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고 금리인상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는 말로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남겨뒀다.

    한은은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당분간 현재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장기금리 상승이 연준의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채권 매입 수요 감소에 의한 것이라면 이는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경기를 둔화시킴으로써 연준의 금리 인상과 동일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완화적 태도에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 선물금리를 추종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연준이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7.6%로 반영 중이다. 하루 전(68.9%)보다 1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22.4%로 하루 전(28.8%) 보다 떨어졌다.

    이달 30일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앞둔 한은의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기준금리차는 역대 최대치인 2.0%p를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 유출과 환율 방어는 대체로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1357원)보다 하락한 1344원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이는 실질 금리 상승을 용인하고도 엔저를 막지 못한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최고치인 151.74엔까지 치솟았고, 이에 따른 원화 강세로 이어지며 원/엔 가격은 900원대가 무너졌고 이날 현재 893.36원에 거래 중이다.

    다만 같은날 발표된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꺾어지 않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8%로 전달(3.7%)보다 상승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진데다 이상기온과 맞물려 농산물값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간 탓이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향후 주요국 물가와 경기 흐름 및 통화정책 긴축기조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상황 등 불확실성 요인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해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