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대비 반토막5대 은행, 손실 구간 녹인 진입만 5조은행들 TF 꾸려 대응책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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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품을 판매한 은행마다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도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며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만기인 내년 초 손실이 그대로 확정되면 또 한차례 은행과 투자자간 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7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ELF‧주가연계펀드 포함) 관련 상품은 8월말 기준 14조5000억원 규모다. 

    수익률 하한선인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에 진입한 규모만도 5조438억원에 달한다. 은행에선 주로 주가연계신탁(ELT)으로 ELS 관련 상품을 취급했다. 이중 대부분이 내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데 상반기에만 9조원에 이른다. 

    은행별 발행 잔액은 최대 7조6000억에서 400억까지 사정은 사뭇 다르다.

    ELS 상품은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주가)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준을 충족하면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고, 충족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연장된다. 통상 만기는 3년이다. 

    녹인형 상품의 경우 가입 당시보다 절반 아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이자(수익률)가 보장돼 중위험 상품임에도 은행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들은 홍콩H지수가 1만2000을 넘었던 2021년초 판매된 것들이다. 그러나 홍콩H지수가 2021년 상반기 고점 대비 반토막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부분 기초자산 가격변동으로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환에 실패한 상태다. 7일 홍콩H지수는 6182.05이다. 

    내년 초 손실이 확정되면 과거 은행들이 판매했던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6~2019년 은행들은 적극적으로 사모펀드를 판매했는데 현재까지도 불완전판매 제재가 이어지는 등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금융권은 다만 손실 가능성이 큰 ELS 상품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주로 판매됐기 때문에 고객에게 손실가능성을 고지하고 안내하는 과정이 모두 녹취돼 불완전판매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판매된 인기 상품으로 재가입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번 상품은 금소법 의무에 따라 가입과정이 모두 녹음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은행 옥죄기 분위기에 자칫 또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저마다 TF를 꾸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미 공지를 받은 고객 중 일부는 민원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면서  “고객들에게 현재 시장 상황과 전망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중도해지를 원할 경우 안내하는 등 일대 일로 고객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