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 2억주 상장에 시총 8兆→11.3兆 급증SCFI 1000 아래 등락…3Q 실적 ‘어닝쇼크’몸값 책정 난항 속 LX 불참 가능성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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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실적 부진, 시가총액 확대, 일부 인수 후보의 불참설이 겹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적정몸값 책정을 두고 정부와 인수 후보군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종적으로 유찰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HMM 시가총액은 지난 10일 정부의 영구채 콜옵션(조기 상환 청구권) 행사로 발행된 신주 2억주가 추가로 상장되며 11조원을 돌파해 현재도 11조3200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HMM 시총은 신주 상장 이전 8조원에서 하루 만에 4조원 이상이 확대됐다.

    HMM 매각 대상 정부 지분은 신주 2억주를 포함한 3억9879만주로, 지분율로는 57.9%다. 기존 시총대로라면 정부 지분 가치는 4조6000억원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매각가는 5조~6조원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현재 시총을 기준으로하면 지분 가치는 6조6000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7조원도 거뜬히 넘게 된다.

    신주 상장 이후 하락할 것으로 봤던 주가가 공매도 금지 정책 등 영향으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시총이 2거래일 연속 11조원대를 유지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총이 오는 23일로 예정된 본입찰까지 떨어지지 않고 버틴다면 산은 등 매각 측에선 몸값을 더 높여 부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총 확대와 별개로 실적은 줄며 몸값 책정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HMM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조1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4% 줄었고, 영업이익은 97.1% 급감한 75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6.4% 감소한 954억원으로 집계됐다.
    HMM 실적 둔화는 해상운임 하락에 따라 예견된 일이었다. 실제 해운사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팬데믹 기간 5000을 웃돌 만큼 강세였지만, 올 들어서는 1000선 주위서 등락하다 9월엔 886.7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

    3분기 HMM 실적도 타격이 불가피했다. 특히 이익 규모가 시장 예상치에 훨씬 못 미쳤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이 1551억원으로 전분기 1602억원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로는 예상치의 절반에 그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LX그룹이 해운업황 악화를 이유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매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LX는 HMM 인수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지만, 시장에서는 LX가 본입찰에 참여하더라도 낮은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총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정부의 매각가 인상이 불가피한데, 이 경우 인수후보자는 계획보다 더 많은 자금조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인수 후보군에서 해운업황 둔화를 내세워 몸값 낮추기에 나서는 것 외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재무 여력이 가장 나았던 LX를 빼고 인수전이 2파전으로 축소할 경우 최종적으로 유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림과 동원의 현금성 자산은 각각 1조6000억원, 5000억원 정도로, 이들은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매각 등으로 인수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