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공매도 금지 이후 3.4조 사들여…2차전지주는 순매도개인 4조원 순매도…외국인 2차전지 매도 물량은 받아내개인‧외국인 투심 엇갈려…2차전지 vs 반도체 양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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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투자심리가 극명히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공매도 금지 이후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2차전지주는 대거 팔아치웠다.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자금 이탈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개인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순매도하는 와중에도 외국인들이 던진 2차전지주 물량은 받아냈다.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공매도 전면 금지 첫 날인 이달 6일부터 전일까지 12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서 3조432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2조7545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6781억원을 사들였다.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4조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코스닥 시장에선 439억원을 사들였지만, 코스피 시장에서 4조476억원을 순매도, 공매도 전면 금지에 환호하면서도 증시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공매도가 금지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12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POSCO홀딩스로, 290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이어 포스코퓨처엠(-2189억원), 삼성SDI(-1381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1355억원), LG화학(-931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650억원) 등을 순매도하는 등 순매도 상위권이 모두 2차전지주로 집계됐다.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이후 2차전지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 기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POSCO홀딩스를 2987억원어치 사들이며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온전히 받아냈다.이어 에코프로머티리얼즈(2630억원), 포스코퓨처엠(2194억원), 삼성SDI(1282억원) 등 주요 2차전지주 순으로 순매수세를 기록했다.2차전지에 빠진 개인과 달리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반도체주로 향했다.공매도 금지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5084억원가량 사들였다.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순매수액의 54%가량이 삼성전자에 몰린 셈이다. 이밖에 SK하이닉스(3534억원), 삼성전자우(349억원), 한미반도체(309억원) 등 반도체 관련주에 외국인의 자금이 몰렸다.반면 같은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12거래일간 무려 2조1804억원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2774억원), 삼성전자우(-498억원), 한미반도체(-328억원) 등도 개인 투자자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개인의 투심이 완전히 엇갈린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최근과 같이 특정한 수급 방향성이 부재한 상황에선 개인의 역할이 크다고 평가한다.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할인율 부담을 덜고 대외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외국인의 수급이 다시 유입됐다"라며 "고점 대비 주가 낙폭은 여전히 크지만,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 동시에 상방 베팅을 늘린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판단했다.최 연구원은 이어 "개인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의식하며 2차전지에 대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라며 "반도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업종은 가격 메리트를 바탕으로 상승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개인 수급 회복 여부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외국인들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코스피 주식을 사고 있지 않다"라며 "외국인에게서 소외된 업종 중에서 개인 수급이 확대되는 경우,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이어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 제약‧바이오 등 개인투자자 선호가 높고 센티멘트가 훼손되지 않은 주식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