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에코로비엠 상한가…숏커버링 수급 유입공매도 잔고 상위 호텔신라·롯데관광개발·후성 등 동반강세전면금지조치 단기 수급 긍정적…장기엔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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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첫날 국내 증시가 폭등했다. 2차전지 종목들을 비롯해 공매도 잔고가 많았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급등세가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5.66% 상승한 2502.37에, 코스닥은 7.34% 상승한 839.4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 지수 급등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일시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전 거래일 대비 코스닥150 선물 가격이 6% 이상, 코스닥150 지수가 3% 이상 오른 뒤 1분간 상태를 이어가면 사이드카 발동된다. 

    증시가 폭등한 건 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5일 임시 금융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날부터 오는 2024년 6월 말까지 코스피200, 코스닥 150 등 총 350개 종목을 포함한 유가증권과 코스닥, 코넥스 시장 전 종목에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를 의결했다.

    공매도 주요 타깃으로 꼽히던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섹터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이날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30.00% 상승하면서 30만원을 목전에 뒀다. 에코프로는 29.98% 상승하며 80만원대를 단숨에 회복했다.

    이달 1일 기준 두 종목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각각 6.35%, 5.25%다.코스닥에서 공매도 비중이 각각 세 번째, 열세 번째로 많다.

    포스코홀딩스(19.18%), 포스코퓨처엠(29.93%), 포스코DX(26.06%) 등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여타 2차전지 종목들도 동반 상승했다.

    최근 2차전지 종목들이 주가 고평가 논란 속에 공매도의 주요 대상이 됐다는 점으로 미뤄 손실을 우려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발빠르게 숏 커버링(공매도 후 포지션 청산을 위한 주식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이었던 호텔신라(5.85%), 롯데관광개발(7.21%) SKC(13.47%), 후성(7.97%), 두산퓨얼셀(12.02%), 현대미포조선(8.30%), 현대엘리베이(7.80%),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10.86%) 등도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가 증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가장 최근 공매도가 금지됐던 2020년 3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의 공매도 잔고비율은 한때 0.5%까지 감소했으나 공매도 재개 이후 최근까지 가파르게 오르며 현재는 2.9%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의 훼손 이슈가 아닌 단순 수급 이슈로 공매도가 크게 증가했거나 주가가 유의미하게 하락 또는 지지부진했던 기업들의 주가 관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단기적일 뿐 장기적인 모멘텀이 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의 반등은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숏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와 관련 한국 증권시장이 전진국 금융지수인 MSCI에 편입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서치기업 스마트카르마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프레이타스는 "공매도 금지는 한국이 신흥시장 지수에서 선진국 지수로 이동할 가능성을 더 위태롭게 할 것"이라면서 "공매도 금지가 과도한 가치 산정에 제동장치 역할을 하지 못해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일부 종목에 거품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