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사장단 인사 단행 전망지난해 조대식 4연임 등 '안정' 추구최태원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 못해"'반도체·배터리·바이오' 핵심사업 실적 부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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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인사 시즌이 돌입한 가운데 LG그룹에서 44년간 몸담았던 '2인자'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다른 그룹의 인사 방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최근 '서든 데스(돌연사)'를 언급한 만큼 부회장 라인의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내달 초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은 통상 첫째 주 목요일에 정기 인사를 진행해 왔다. 올해는 이달 말로 인사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해졌지만 다시 12월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단의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SK의 부회장단은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6명으로 이뤄져 있다.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 부회장 겸 SK스퀘어 부회장, 서진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 겸 중국대외협력총괄(부회장), 유정준 SK SK E&S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이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조대식 의장이 4연임에 성공하고 박정호·장동현·김준·유정준 부회장도 유임하는 등 안정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지난달 열린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7년 만에 '서든 데스'를 언급함에 따라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 회장이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서든 데스' 화두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은 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열사들의 부진한 실적도 인사 변동에 힘을 싣고 있다.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4분기 흑자전환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8조원 이상의 누적 손실을 쌓아둔 상태다.

    올 4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되고 있고 바이오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도 연간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 사업을 진행하는 SK온도 연내 흑자전환이 어렵다.

    계열사 부진으로 지주회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는 3분기 누적 매출 98조5840억원, 영업이익 4조63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6.4% 줄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부회장단의 일부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적 부진이 대외적 이슈인 데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큰 변동은 없지 않겠냐는 시각도 존재한다.'BBC' 산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BBC 분야를 중심으로 24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 주요 계열사 의사결정기구 수장들 변동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