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신도시 개발지연에 SH, 사업의지 피력GH "SH 법적명분 없어…자치권침해" 반발LH "시행 지정권자 국토부 결정 따를 것"
  • (시계방향)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뉴데일리DB·GH
    ▲ (시계방향)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뉴데일리DB·GH
    수도권 주택공급 핵심사업인 '3기신도시' 개발을 앞두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간 밥그릇 싸움이 치열하다. 한쪽은 사업참여 기회를, 다른한쪽은 지분확대를 요구하며 잡음이 일고 있다.

    다만 3기신도시 개발사업에 대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분 이양에 대해선 뜻을 함께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김세용 GH사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3기신도시 개발사업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 "GH 사업지분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등한 5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80대 20인 LH와 GH의 3기신도시 지분비율을 50대 50으로 변경할 경우 사업지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세용 사장은 "GH는 광교·다산신도시를 성공적으로 조성해 사업능력을 증명했고 LH와 달리 광명시흥 등 3기신도시에서도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중"이라며 "공사채 발행한도와 관련한 행정안전부 지침을 현재 부채비율 350%에서 500%로 한시적 완화하는 등 법령을 개정해 GH 지분비율을 LH와 대등한 수준까지 높이면 SH 3기신도시 참여는 불필요하게 된다"고 했다.

    30만호가량이 들어서는 3기신도시 사업은 당초 2025~2026년 입주가 예정됐지만 토지보상, 조성공사 착공 등이 지연돼 입주예정 시기도 밀렸다.

    3기신도시 공식홈페이지에 의하면 남양주 왕숙1·2와 하남교산은 준공시기가 2028년으로 예정됐다. 고양창릉과 부천대장의 준공예정시기는 2029년이고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인천계양 준공시기는 기존보다 1년가량 지연된 2026년이다.

    이에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중 9%가량이 입주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LH는 지난달 2021~2022년 공고가 나온 3기신도시 사전청약 당첨자 1만5024명중 8.78%에 해당하는 1320명이 당첨을 포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공사비 인상과 '철근누락' 사태 등으로 LH가 내·외홍을 겪으면서 입주시기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인천계양 △남양주왕숙1·2 △하남교산 △고양창릉 △부천대장 등 5개 지구중 착공에 들어간 곳은 인천계양과 남양주왕숙1·2뿐이다. 인천계양은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갔고 남양주왕숙 경우 지난달 15일 착공식을 열었다.

    이를 두고 LH 사업역량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고 그 틈을 타 SH가 3기신도시 사업참여 의지를 내비쳤다.

    이달 21일 SH는 3기신도시 개발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을 이유로 국토교통부에 사업참여를 건의했다.

    현 정부 공공분양주택 '뉴:홈' 50만호 공급계획을 적기에 추진해 수도권 집값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SH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SH의 사업참여와 관련해 행정안전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헌동 SH사장은 "국토부만 결정하면 되는 일"이라며 "SH가 가진 재원을 바탕으로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라며 사업참여 의지를 공고히 했다.

    SH에 의하면 유권해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SH 관계자는 "행안부가 유권해석 결과를 국토부에 전달하면 국토부가 공사에 답변하는 방식"이라며 "답변이 아직 오지 않았고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GH는 SH 사업참여가 법적명분이 없고 자치권도 침해한다고 즉각 반발했다.

    앞서 김세용 사장은 이달 14일 진행된 경기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해 "SH 참여는 생뚱맞고 명분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계삼 도 도시주택실장도 "SH 주장은 지방자치제를 침해하는 것이며 검토할 여지도 없다"고 했다.
  • 사전청약 접수처. ⓒ뉴데일리DB
    ▲ 사전청약 접수처. ⓒ뉴데일리DB
    반면 3기신도시내 기타공공주택지구인 광명시흥 주민들은 오히려 SH 사업참여를 지지하고 나섰다.

    광명시흥지구 광명총주민대책위원회는 "주민들은 토지보상을 받지 못해 대출금 이자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LH뿐만 아니라 GH도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LH와 GH의 보상지연으로 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만 연간 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책위는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빨리 보상해 달라는 것으로 사업시행자가 누구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SH 참여 방안을 제안한 것은 GH 대신 SH가 참여하라는 뜻이 아니라 LH 지분중 일부를 SH가 인수하는 방안처럼 LH·SH·GH가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해 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H는 3기신도시 사업 참여가 GH의 사업지분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SH 관계자는 "GH의 사업을 대신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LH의 사업지분을 나눠 갖겠다는 것"이라며 "GH의 지분과는 별도의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SH는 자치권과 관련해서도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당 관계자는 "3기신도시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서울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하철과 도로를 서울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정부 산하기관인 LH가 주도하고 있고 사업과 관련 있는 서울 산하기관과 경기 산하기관이 협업하게 되면 지자체간 협업사업이 돼 지방자치의 가치를 더 높이는 방향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LH는 국토부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사업시행자 지정권자인 국토부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3기신도시 지분을 둘러싼 잡음으로 사업 추진속도가 더 늦춰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신도시개발이라는 것은 결국 사업주체가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다 보니 각자의 주장들을 관철시키려고 할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국토부가 지분을 조정해 사업을 추진하면 좋겠지만 LH와 각 지자체 공사간 분쟁이 발생하면 결국 사업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