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23~'25년 연매출 8.4조~9.2조원 예측해운업 호황기 2008년 매출 8.9조 맞먹는 규모수익성 중심 전략에 영업이익률도 5~6%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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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이 올해부터 연 8조~9조원 수준의 매출을 내며 내실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며 해운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한 가운데 공급 조절, 선대 다변화 전략으로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 8조4291억원, 영업이익 5877억원이다. 매출은 2022년 대비 54.6%, 영업이익은 94.1% 각각 내린 수치로 뚜렷한 실적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HMM은 코로나19 시기 해운운임 급증, 물동량 증가 수혜를 입으며 2021년 13조7941억원, 2022년 18조5828억원 등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2021년과 2022년 영업이익률은 각각 53.5%, 53.6%에 달한다. 2년 새 17조원의 이익을 벌어들이며 10조 이상 현금도 확보했다.

    엔데믹 진입과 함께 올해 해운업황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이 현실화하며 HMM 실적 거품이 걷힌 모습이다. 실제 2021년 1월 한때 5109.6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 2월 10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1000 안팎에서 등락하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SCFI는 산출 시작일(2009년 10월 16일)을 1000으로 보고 운임지수를 계산한 것으로, 해운업계는 1000을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이자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본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물동량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 기간 주문됐던 선박 공급이 이어지며 운임 하락을 부추겼다.

    해운업황 악화에 따른 외형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HMM은 시황 변화와 연계한 탄력적 선박 운용, 고수익 장기운송 계약 연장, 전략적 용선 및 대선을 통해 수익성 강화를 꾀하고 있다. 자동차선, 유조선 등 벌크선을 늘려 컨테이너선 의존도를 낮추는 선대 다변화도 진행 중이다.

    이에 HMM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올 3분기 글로벌 해운시황 약세로 세계 2위 머스크(Maersk)는 적자전환한 반면 HMM은 3.6%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업계 상위권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HMM 매출 규모가 올해 8조4291억원을 비롯해 2024년 8조8395억원, 2025년 9조2200억원 등 8조~9조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해운업황이 호황이던 2008년 매출 8조9310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023년 7.4%, 2024년 5.1%, 2025년 6.1%로 예측된다. HMM이 2008년 영업이익률은 6.8%로, 시장 예상대로라면 과거 호황기 실적과 비교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해운 시황이 예상보다 나빠지더라도 조단위 재원을 확보한 점에서 당분간 버틸 체력은 길러둔 셈이다.

    HMM의 9월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11조5042억원이다.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선복량을 기존 82만TEU에서 120만TEU로, 벌크선은 29척 수준에서 55척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투자 계획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을 갖춘 곳이 새 주인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르면 12월 초 HMM 인수전에 참여한 동원과 하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HMM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은 6조원대 초반으로, 동원과 하림 모두 6조3000억~6조4000억원 사이 인수 희망가를 써내 가격 면에선 박빙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