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결산… '오줌 맥주'부터 담배 정의 확대까지주류업계, 올해도 가격 줄인상… '3년 만의 맥주 신제품' 대결'10년 논란' 담배 유해성 논란 종지부 첫 발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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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올 한 해는 주류와 담배 업계에서는 유독 변화가 많은 해였다. 진전이 없었던 담배 유해성분 공개가 첫 발을 내딛었고, 수년간 가정채널에서 쏟아지던 수제맥주 신제품들이 잦아들었다. 퇴출됐던 액상형 전자담배가 돌아오는가 하면 해외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국내 맥주 수입업체는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올 한해 주류·담배업계를 달군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담배업계,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승부수’주요 담배업체들이 새로운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보이며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담배기기의 경우 호환이 되지 않는 독립된 형태인 만큼, 소비자들을 ‘락인’ 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해 10월 아이코스 일루마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2월 일체형 제품인 ‘아이코스 일루마 원’을 선보였다.KT&G 역시 지난해 말 아이코스 일루마의 대항마인 릴 에이블을 선보였으며, 올해 7월에는 기존 기기에 3가지 흡연모드와 일시정지 기능 등 편의성을 강화한 ‘릴 하이브리드 3.0’을 선보였다.BAT로스만스는 가장 짧은 신제품 출시 주기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 선보인 ‘글로 하이퍼X2’ 이후 7개월만인 9월 기존 기기 대비 무게와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인 ‘글로 하이퍼 에어’를 출시했다. 특히 전용 스틱인 데미슬림은 담뱃잎 함량을 30% 늘린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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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G, 행동주의펀드 주주총회 압승올해 3월 열린 KT&G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인 안다자산운용과 플래쉬라이트 패키털 파트너스(FCP)가 제안한 안건들이 대부분 부결됐다.배당 금액을 둔 표 대결에서 주당 5000원을 제시한 KT&G는 68.1% 찬성을 받았다. 7867원과 1만원을 제시한 안다자산운용과 FCP 제안은 각각 1.5%, 32.2%의 찬성을 얻는데 그쳤다.사외이사 정원을 6명에서 8명으로 증원해야 한다는 안다운용의 제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 결정 권한을 확대하는 정관 변경과 자사주 취득 등 FCP의 주주제안 안건도 모두 부결됐다.KT&G의 지분 7.0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이사회 측 제안에 모두 찬성하면서 무게가 쏠렸다. 이어 기업은행(지분 6.93%)과 KT&G 산하 기금 및 재단도 이사회 측에 서면서 KT&G의 완승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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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광고 가리려다 근무자 안전 위협… 사라진 불투명 시트지올해 5월 국무조정실 소속 규제심판부는 회의를 열고 6월까지 편의점에 부착된 반투명 시트지를 없애고 금연광고로 대체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보건복지부 등에 권고했다.이는 불투명 시트지로 인해 편의점 근무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사고가 연달아 일어났기 때문이다. 강도·상해 사건이 발생해도 내부가 들여다보이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그간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들은 내부 담배 광고가 밖에서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국민건강증진법과 담배사업법에 따라 반투명 시트지를 붙여왔다. 다만 2011년 도입돼 10년 넘게 시행되지 않다가 2021년 7월 보건복지부의 단속이 시작되며 논란이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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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T로스만스, 4년만에 액상형 전자담배 재출시BAT로스만스가 2019년 국내에서 퇴출됐던 액상형 전자담배를 다시 선보인다. 지난 7월부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는 ‘뷰즈’는 미국 1위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다.BAT로스만스가 선보인 ‘뮤즈 고 800’은 예열이 필요 없이 즉시 사용이 가능하며 별도 충전 없이 최대 800회까지 사용할 수 있다.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2018년 ‘쥴’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점차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이듬해인 2019s년 미국에서 발생한 청소년 중증 폐 질환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받으며 사실상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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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품 쏟아내던 수제맥주… 실적 주저앉았다불과 몇 년 전까지 연간 100여개의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던 수제맥주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주류 음용 트렌드가 위스키, 와인, 하이볼 등으로 옮겨간 데다 사실상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주요 수제맥주 업체들의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세븐브로의맥주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9% 줄었으며, 영업손실도 2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수제맥주 국내 1호 상장업체인 제주맥주 역시 부침을 겪고있다. 제주맥주는 2018년 이후 단 한번의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8년 64억원이었던 영업적자는 지난해 116억원으로 늘어났고, 올해 3분기까지도 누적손실 93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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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업계, 올해도 가격 인상 ‘러시’원부자재와 인건비 인상 등 여파에 주류업계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1월 참이슬과 테라 등 일부 제품 출고가를 인상했다.주요 제품인 참이슬 오리지널과 진로 등 소주 출고가는 6.85%, 테라와 켈리 등 맥주도 평균 6.8% 인상됐다.지난 10월에는 오비맥주도 카스와 한맥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 바 있다.보해양조도 12월부터 주력 제품인 잎새주 출고가를 6.96%, 과일소주 복받은 부라더 역시 6.91% 인상했다. 보해복분자주와 매취순의 출고가도 각각 8.33%와 3.7%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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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 시장 3위 두고 격돌… ‘켈리 VS 크러시’롯데칠성음료가 3년만의 맥주 신제품 ‘크러시’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크러시는 맥아(몰트) 100%의 올 몰트 맥주로 분리 추출한 유러피안 홉과 홉 버스킹 기법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앞서 하이트진로도 올해 4월 신제품 켈리를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 카스에 빼앗긴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aT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정시장 기준 점유율 순위는 카스와 테라가 각각 37.89%와 10.67%를 차지하며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켈리는 6%,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는 5% 남짓한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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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스키 브랜드 윈저 매각디아지오가 디아지오 아틀란틱 B.V가 보유하고 있는 위스키 브랜드 윈저글로벌 지분 100%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운영하는 ‘PT W Co., Ltd’에 매각했다.윈저글로벌은 지난해 7월 디아지오코리아의 인적 분할로 새롭게 출범한 회사다. 당시 분할을 통해 위스키 사업 부문의 윈저글로벌(존속 법인)과 나머지 주류 사업 부문의 디아지오코리아(신설 법인) 등 2개 회사로 구분했다.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윈저글로벌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이번 매각 결정이 이뤄지며 철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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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오줌 맥주 논란.. 칭따오 판매량 급감올해 10월 중국 산동성에 위치한 칭따오 맥주 생산 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시설에 소변을 보는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확산됐다.영상이 공개된 이후 국내 칭따오 판매도 급감했다. 주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칭따오 맥주는 50% 이상 줄었고,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 맥주 수입량도 2281톤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칭따오의 국내 수입사인 비어케이는 문제가 발생한 공장에서 생사하는 맥주는 내수용으로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심리는 얼어붙었다. ‘오줌 맥주’ 여파에 비어케이는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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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알 권리’ 강화... 전자담배 성분 공개 확정정부가 담배사업법 개정과 담배유해성관리법을 통해 그간 이견 다툼을 벌여왔던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다.2025년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담배유해성관리법은 각각의 담배제품들에 대해 2년마다 함유 성분에 대한 내용을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수년간 이어져온 전자담배와 일반 연초간의 유해성 논란이 해소될 전망이다.또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과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연초의 줄기·뿌리나 합성니코틴으로 제조’한 것으로 넓혀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제도의 울타리 안에 편입시킬 예정이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관리함과 동시에 세금도 정당하게 징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