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前 상무 '자사주 교환' 강력 대응… 금호석화 "法 판결서 이미 승소, 무리한 주장"

금호석유화학의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가 '명분 없는 자사주 교환'에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박 전 상무가 제기했던 금호석화와 OCI의 '자기주식 상호교환 무효소송'에서 패소한 이후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금호석화는 박 전 상무 측의 요구가 다소 무리한 주장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박 전 상무는 는 자사주 활용과 관련한 정관 변경안을 그룹에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룹은 매년 정기주총에서 자사주의 보유 목적을 비롯해 소각·처분계획에 대해 미리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자사주 교환을 통해 상호주를 형성할 경우 주총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박철완 전 상무 측은 "금호석유화학측에 자사주와 관련한 정관변경을 요구하고 명분 없는 자사주 교환에 대해서는 이사회 구성원에 대해서 일반주주들과 함께 법률상 가능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다"며 "향후 무분별한 자사주 교환 등 상호주 보유로 인한 기업가치 및 일반주주 이익 침해를 초래하는 의결에 참여하는 이사회의 구성원 등 의사결정권자의 법적인 책임을 더욱 강하게 추궁해 나가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제안은 2021년 불거진 OCI와의 '주식 맞교환' 사례와 관련이 깊다. 당시 금호피앤비화학과 OCI그룹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SB는 친환경 바이오 ECH(에피클로로히드린) 합작법인인 OCI금호 설립을 발표하고 양 사간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교환했다.

금호석화는 보통주 17만1847주를 OCI는 보통주 29만8900주를 교환한 가운데 금호석화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교환 주식수와 동일한 17만1847주를 추가적으로 소각 결정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박 전 상무는 이를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 서울중앙법원에 OCI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지난달 30일 금호석화의 손을 들어줬지만 박 전 상무는 항소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박 전 상무 측은 "자사주 처분을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처분과 동일한 것으로 보아 주주가 그 처분의 무효를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금호석화은 520만주가 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18%가 넘는다. 박 전 상무 측은 "상장기업이 특별한 이유 없이 과도한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며 "이를 자사주 소각 등 일반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처분하지 않고 타 기업과의 자사주 교환 등을 통하여 '상호주'로 보유하는 것은 회사나 주주들의 이익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상무의 행보에 금호석화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선 자사주 교환 사례에서도 법원이 자사의 손을 들어준 것은 물론 꾸준한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자사주 활용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며 자사는 지속적으로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며 "앞선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법원이 (박 전 상무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주총은 주주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의무가 있는 만큼 다양한 안건을 상정하고 이후 주총에서 어떤 방향으로 결정이 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명예회장의 조카이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삼촌인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가 패하고 회사에서 해임됐다.

지난 정기 주총에서는 △3000억원 규모의 고배당 △이사진 교체 △사외이사 중 의장 선출 △자사주 소각 △비영업용 자산 매각을 골자로 주주제안을 냈었다. 하지만 고배당안은 금호석화의 미래 투자 여력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선택받지 못했으며 사내·외이사 선임안 역시 금호석화 측이 추천한 인사들이 모두 등용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