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8억 유상증자 목적 100% ‘시설투자’…호재 해석당진·임해 이은 공장 신설…국내 생산기지 3곳 확보베트남·남아공·사우디 외 미국·유럽·중동 신공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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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전선이 초고압케이블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당진공장 외 새로운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해외공장 신설로 초고압 전력케이블 수요증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525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유증에는 지분율 40.1%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호반산업도 참여하게 되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3월 21일이다.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의 사용 목적은 100% ‘시설자금’으로 명시됐다. 5258억원 가운데 4758억원은 해저케이블 2공장 증설에 투입하고, 나머지 500억원은 해외 현지공장 시설에 쓸 예정이다. 운영자금이나 채무상환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호재로 해석된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에 초고압케이블 생산시설을 갖춘 공장을 전초기지로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당진공장과 인접한 평택 당진항 근처에 해저케이블 전용 임해공장(해저 1공장)을 착공, 내년 상반기 1단계 완공 및 생산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 해저케이블 수요확대에 맞춰 지어질 해저 2공장은 부지 선정이 막바지 단계로, ‘내년 상반기 설비투자검토 완료→하반기 공장착공단계 착수 및 설비시설구매’ 과정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해저 2공장은 525kV급 HVDC(초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과 345kV급 외부망 해저케이블까지 생산 가능한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으로서, 초고압케이블 생산의 핵심 설비인 VCV(수직 연속 압출 시스템) 타워 등 최첨단 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해저 2공장 완공 시 생산능력이 기존 공장의 5배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저 1공장에서는 AC66kV, AC154kV 등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계획이며, 해저 2공장에서는 AC345kV 및 HVDC 525kV 해저케이블을 주로 생산해 글로벌 해상풍력발전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대한전선은 당진공장, 임해공장에 이어 해저 2공장을 포함해 국내에서는 3곳의 생산기지를 보유하게 된다. 2공장의 전체 투자액은 7200억원 가량으로 전망되며, 유증을 통해 확보할 4758억원 외 필요자금은 보유한 현금이나 시설 담보차입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에서는 500억원을 투자해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지역에서 생산거점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대한전선은 현재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으며 2024년 초 쿠웨이트 광케이블 공장준공이 예정돼 있다.

    글로벌 전력케이블 수요 증가에 대비해 판매법인만 있는 미국이나 유럽 또는 개발 호재가 많은 중동지역에 생산거점을 늘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장을 직접 신설하거나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다.

    대한전선이 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 중동에 모두 생산기지를 갖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수주 및 매출이 매년 증가하는 지역으로 현지 생산시설 확보 시 수주경쟁력이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신재생 에너지 전환과 신규 전력망 구축으로 인프라 투자가 늘고 있는 유럽에서도 생산거점 설립을 통해 사업 기회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

    중동은 ‘네옴시티’를 비롯한 사우디발 특수로 높은 케이블 수요증가가 기대되는 시장이다. 전력기기 생산법인인 ‘사우디대한’ 중심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으로,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케이블 공장을 건설하거나 생산공장을 인수해 중동 내 입지 강화를 꾀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HVDC 해저케이블을 활용한 슈퍼그리드(광역 전력망)와 해상풍력 사업 확대로 전 세계 해저케이블 수요는 2022년 6조원에서 2029년 28조원으로 증가가 예상된다”며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지중케이블, 해저케이블 분야를 망라한 전 전력망 영역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