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1월 중국 화장품 수출액 26억달러… 전년비 28% 줄어전체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은 여전히 30%대트렌드 민감한 중국 젊은층 공략 나선 뷰티업계, 반등 노려
  • ▲ 상하이 행사장에 전시된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대표 제품 '천기단'. ⓒLG생활건강
    ▲ 상하이 행사장에 전시된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대표 제품 '천기단'. ⓒLG생활건강
    중국 내 소비가 둔화되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애국소비(궈차오) 열풍까지 불면서 국내 뷰티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만큼의 수출량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전체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30%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뷰티업계는 미국, 일본 등 신규시장을 개척하면서도 중국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를 주시하며 점유율을 늘릴 반등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3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1~11월까지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수출한 화장품 수출액을 집계한 결과 △중국(25억9161만달러) △미국(11억943만달러) △일본(7억4384만달러) △홍콩(4억7618만달러) △베트남(4억4026만달러) △러시아연방(3억7706만달러) △대만(2억365만달러) 등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 증감률을 살펴보면 중국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수출액은 무려 28.2% 줄었다.

    우리나라는 한때 프랑스, 일본과 함께 중국 3대 화장품 수입국이었으나 최근 중국의 소비가 둔화되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애국소비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기를 못펴는 상황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화장품 소비층이 젊어지면서 선호 브랜드에도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중장년층은 고가의 해외 유명 브랜드를 소비하는 반면 젊은층은 인터넷, SNS 등에서 입소문 난 중국 브랜드 등을 선입견 없이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주요 뷰티업체들의 중국 수출 비중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아시아 매출에서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10% 줄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중국 매출도 29% 감소했다. 

    실적 면에서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은 쉽게 놓을 수 없는 국가다. 최근 수출금액이 눈에 띄게 감소했지만 전체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2023년 1~11월 기준 화장품 해외 수출액 가운데 중국 점유율은 33.2%. 지난 2022년에 기록한 45.4%보다 떨어졌지만 다른 국가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중국 다음을 차지하는 나라가 미국(14.2%), 일본(9.5%), 홍콩(6.1%), 베트남(5.6%), 러시아연방(4.8%) 등이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도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판단, 중국 내 화장품 소비의 트렌드 변화를 면밀하게 주시하는 상황이다.

    한 뷰티업체 관계자는 “최근 일본이나 미국 쪽 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시장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며 “중국 수출이 아무리 감소했더라도 일본이나 미국이 중국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 ▲ 에이지투웨니스 시그니처 에센스 팩트 원더우먼 에디션 제품.ⓒ애경산업
    ▲ 에이지투웨니스 시그니처 에센스 팩트 원더우먼 에디션 제품.ⓒ애경산업
    지난해 중국 공략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곳은 애경산업이다.

    애경산업은 글로벌 온라인 채널을 중국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콰이쇼우, 틱톡 등으로 확대해 트렌드를 이끄는 젊은층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와 협업한 메이크업 제품을 내놓거나 다양한 굿즈를 증정하는 식으로 접근했다.

    그 결과 애경산업은 지난해 3분기 매출 1739억원, 영업이익 184억원을 기록,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썼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 현지에서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 오프라인 행사를 여는 등 재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LG생활건강은 페이스샵 같이 중국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저가 브랜드는 온라인 위주로 판매 전략을 수정했다. 반면 ‘후’ 같은 고가 브랜드는 백화점 매장 중심으로 홍보에 나섰다. 

    지난 2022년 중국에서 이니스프리, 헤라 등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했던 아모레퍼시픽도 최근 에뛰드,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3CE, 헤라 등을 티몰, 샤오홍슈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시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국소비와 중국 브랜드의 부상으로 우리나라 화장품 수요가 예전만큼 크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중국 젊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고 각종 SNS와 숏폼 영향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만큼 잘 활용하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