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수직 이착륙… 5명 탑승400~500m 고도에서 200km/h 속도로 신재원 "최적의 시점에 최고의 기체 선보여"
  • ▲ 슈퍼널이 이번 CES 2024에서 'S-A2' 실물 모형을 최초 공개했다. ⓒ김재홍 기자
    ▲ 슈퍼널이 이번 CES 2024에서 'S-A2' 실물 모형을 최초 공개했다.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독립법인인 슈퍼널(Supernal)이 CES 2024에서 차세대 기체 ‘S-A2’ 실물 모형을 최초 공개하며, 미래 AAM 전략을 구체화했다. 

    슈퍼널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첫 참가해 S-A2 실물 모형 공개와 함께 미래 AAM 생태계 구축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 본부장 겸 슈퍼널 CEO를 비롯해 벤 다이어천(Ben Diachun) CTO,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기아 CCO(사장)가 발표자로 나서 S-A2 기체의 디자인 콘셉트와 주요 특징을 소개하고 AAM 상용화를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신 CEO는 “이번 신규 기체 공개는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슈퍼널과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적의 시점에 최고의 기체(right product at the right time)’를 선보인다는 전략을 통해 AAM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슈퍼널과 현대차그룹은 2028년 AAM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미래 AAM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전세계 기업 및 정부 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A2는 현대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eVTOL(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CES에서 ‘비전 콘셉트 S-A1’을 공개한 바 있다.

    슈퍼널이 최초 공개한 S-A2는 전장 10m, 전폭 15m로, 조종사 포함 5명이 탑승 가능하다. 기체는 총 8개의 로터(Rotor)가 장착된 주 날개와 슈퍼널 로고를 본뜬 V자 꼬리 날개,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철학이 녹아든 승객 탑승 공간으로 이뤄졌다.
  • ▲ 신재원 슈퍼널 CEO가 AAM 미래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김재홍 기자
    ▲ 신재원 슈퍼널 CEO가 AAM 미래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김재홍 기자
    이 기체에는 틸트 로터(Tilt-Rotor) 추진 방식이 적용된다. 회전 날개인 로터가 상황에 따라 상하 90도로 꺾이는 구조를 통해 이착륙 시에는 양력을 얻기 위해 로터가 수직 방향을 향하다가 순항 시에는 전방을 향해 부드럽게 전환된다.

    틸트 로터 방식은 현재 AAM에 적용되는 추진 방식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작동방식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직 이착륙 시 8개의 로터 중 전방 4개는 위로, 후방 4개는 아래로 틸트되는 구조는 슈퍼널이 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독자적인 방식이다.

    이와 같은 추진 방식은 수직비행을 위한 별도의 로터를 필요로 하지 않고 이착륙 시와 순항 중 8개의 로터가 모두 추진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슈퍼널은 S-A2 기체가 최대 400~500m의 고도에서 200km/h의 순항 속도로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S-A2는 상용화 시 도심 내 약 60km 내외의 거리를 비행할 예정이다.
  • ▲ 신재원 슈퍼널 CEO가 'S-A2'를 소개했다. ⓒ김재홍 기자
    ▲ 신재원 슈퍼널 CEO가 'S-A2'를 소개했다. ⓒ김재홍 기자
    무엇보다 슈퍼널은 이번 발표에서 새로운 AAM 기체의 안전성을 가장 강조했다. S-A2 기체의 로터뿐 아니라 배터리 제어기, 전력 분배 시스템, 비행 제어 컴퓨터 등 모든 주요 장치에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다중화 설계가 적용된다.

    여러 개의 로터를 독립적으로 구동하는 분산 전기추진(DEP)을 적용하고, 로터마다 모터를 이중으로 배치해 고장 등 문제가 생겨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게다가 S-A2를 야간 및 다양한 기상조건에서도 계기와 관제 지시에 따라 안정적인 운항이 가능하도록 제작해, 2028년까지 상용 항공업계와 동등한 안전 기준을 만족하는 기체를 출시할 계획이다.

    S-A2 기체의 내외관은 슈퍼널과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모든 엔지니어링과 통합 기체 디자인은 슈퍼널이 담당했으며, 내·외관 스타일링은 동커볼케 현대차기아 사장의 주도 하에 현대차·기아 글로벌디자인본부가 맡았다.

    동커볼케 사장은 “장식적 요소를 최소화하면서도 공기역학 성능을 고려한 역동적인 형상을 담은 ‘키네틱 퓨어리즘(Kinetic Purism, 역동적 순수주의)’ 철학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 ▲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사장도 기체의 디자인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사장도 기체의 디자인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기체 내부의 경우, 경량화된 탄소섬유 소재의 캐빈은 조종석과 4인 승객석을 분리해 조종사가 안전한 비행에 집중하도록 하면서도 수하물을 적재할 수 있는 추가 공간을 확보해 준다.

    실내 공간에는 풍부한 조명과 반투명한 소재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자칫 좁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실내를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거뒀다.

    한편, 슈퍼널은 CES 2024 기간 동안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외부에 실제 크기의 버티포트(Vertiport, 수직 이착륙 비행장)을 연상시키는 전시장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슈퍼널의 AAM 탑승 과정 전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은 대형 LED 스크린 앞 360도로 회전하도록 전시된 S-A2 기체를 통해 LA 상공을 누비는 시뮬레이션을 체험하게 된다.

    동시에 전시장에 마련된 컨트롤 룸에서는 AAM이 이륙해서 착륙하기까지의 과정과 다양한 기상 상황에 따라 항공 관제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슈퍼널은 LA 시내를 표현한 디오라마를 통해 메가시티(Megacity)에서 AAM 네트워크가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서 작동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유기적으로 연계된 미래 항공 모빌리티를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부스를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