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전셋값 37주 연속 상승…신규매물 감소입주물량 지난해 3분의1 수준…봄철 전세대란 우려오피스텔·대학가 월세 고공행진…주거비 부담 가중의대 정원 이슈로 학군지 전세시장 들썩, 20억 계약 이어져
  • "매물이 없어요, 매물이. 전셋값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 같습니다."(공인중개소 대표 A씨)

    전·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설 연휴에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매물 품귀 현상과 전셋값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등 임대차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파트 입주물량까지 줄어 전세대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의대 증원 이슈 등으로 입시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학군지 전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양천구 목동에서는 지난 몇달간 대형 평형 위주로 20억원대 전세 거래가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 대신 전세 시장에 수요가 쏠리며, 학군지 등 선호 단지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금리와 매매수요 감소 여파로 전·월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5주 아파트가격 동향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6% 올라 3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강북에선 △성동구 0.14% △노원구 0.14% △용산구 0.10% △은평구 0.09% △광진구 0.08% 등의 상승폭이 컸다.

    강남에선 △영등포구 0.09% △동작구 0.09% △구로구 0.08% △금천구 0.08% △서초구 0.05% 등 상승률이 높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매시장 관망세로 전세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갱신계약을 선택하는 가구가 늘면서 신규매물이 감소했다"며 "학군·역세권 등 정주여건이 우수한 선호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매물이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는 꾸준히 늘면서 전세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R114 조사결과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1000여 가구로 지난해 3만2000여가구 3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구 A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매수세가 사실상 끊긴 상황"이라며 "내집 마련 수요가 전세로 옮겨오고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셋값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월세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 102.7 이후 7개월 연속 상승해 작년 12월 103.0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학가 월세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다방 조사결과 지난 1월 기준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 평균 시세는 57만4000원이었다. 1년만에 12%가량 액수다. 월세가 가장 비싼 대학가는 이화여대 인근으로 71만원이었다. 1년새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한양대로 12.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월세 상승 현상은 고금리로 대출이자 부담이 증가하자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수요가 옮겨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이같은 임대차시장 불안정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무주택자들의 주거비 부담도 가중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토연구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대한건설정책연구원·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전날 개최한 '부동산시장 현안 대응을 위한 세미나'에서 올해 전셋값이 2.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원구 M공인 관계자는 "금리인하가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매매 약세, 전·월세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 같다"며 "교통·학군 인프라가 우수한 입지를 중심으로 임대차가격이 더욱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