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대표 출마, 위원장직 유지한 채 총선 도전장금융노조 내부 반발… "두마리 토끼 다 잡겠다는 욕심"일부 지부, "총선 출마에 대한 찬반 총투표 거치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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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이 총선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위원장직을 유지한 채 선거에 뛰어들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그간 금융노조위원장의 정치권 진출은 다반사였으나 임기 도중 직을 사퇴하지 않고 선거에 뛰어드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금융노조 내부에서는 박 위원장의 사퇴 없는 정치참여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나오고 있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홍배 위원장은 최근 금융노조 대의원대회에서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출마를 준비 중”이라고 발언했다.금융권 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현 정권을 심판하는데 일조하겠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웠다.그는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을 거친 뒤 2020년 금융노조위원장에 당선됐으며 2022년 재선됐다.이날 회의에서는 박 위원장이 10만 금융노동자를 이끄는 금노위원장 자리를 본인 정계진출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다.한 노조 관계자는 “아직 위원장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정치참여 선언으로 내부가 뒤숭숭하다”면서 “이 와중에 위원장직을 유지하면서까지 국회 입성을 노리는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실제로 금융노조에 속한 은행 등 일부 지부에서는 박 위원장의 정계진출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상태다.일부 지부에서는 박 위원장이 조합원 직접선거로 당선된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인 만큼 10만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선 출마에 대한 찬반 총투표를 거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하지만 박 위원장은 이를 거부했다.국회 일각에서도 박 위원장의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국회 정무위원회 한 관계자는 “직을 이용해 총선에 도전했다가 비례대표에서 떨어지면 금노위원장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면서 “부적절한 처사인 만큼 사퇴하고 정치에 도전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