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털란트 생산시설 110억달러에 인수2021년, 2022년 생산공장 이슈 직접 대응 차원으로도 해석유럽 의약품청(EMA), 캐털란트 인수 잠재적 위험 조사 방침
  • ▲ 위고비 ⓒ연합뉴스(로이터) 제공
    ▲ 위고비 ⓒ연합뉴스(로이터) 제공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인기만큼 수요가 받쳐주지 못해 세계적으로 공급난을 겪고 있는데 노보 노디스크가 직접 생산에 참여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각)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 노보홀딩스는 글로벌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2위 업체 캐털란트를 165억달러(22조358억원)에 인수했다.

    캐털란트가 전 세계에 두고 있는 생산공장 50곳 중 미국과 이탈리아, 벨기에에 있는 3곳을 노보 노디스크에 110억달러(14조6685억원)에 매각해 위고비를 포함한 비만약과 당뇨약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다.

    노보 노디스크는 당초 캐털란트의 벨기에·미국 공장에서만 위고비를 생산해 왔는데 2021년 말과 2022년 8월 캐털란트의 벨기에 생산공장에서 주사제 충전 등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생산을 중단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5월부터 일시적으로 위고비 홍보활동을 중단하고 신규 환자 처방을 제한하는 등 수요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조치로 해당 생산공장은 가동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보 노디스크는 캐털란트에서 또다시 생산 중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고비 생산공정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모델 겸 배우 킴 카다시안 등 유명인이 극찬하면서 없어서 못 파는 비만약이 됐다. 노보 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위고비 등의 인기에 힘입어 1년 새 약 2배 증가하며 555조원을 넘어섰다. 한때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유럽 증시 시가총액 1위 오르기도 했을 정도로 위고비를 향한 기대는 크다.

    지난해 위고비 매출은 313억4300만크로네(3조9489억원)로 2022년 61억8800만크로네(7796억원)의 5배가 넘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공급이 받쳐줬다면 매출은 더욱 늘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위고비는 현재까지 덴마크와 미국, 영국, 독일, 노르웨이에 출시됐는데 오는 22일 세계 여섯 번째이자 아시아 첫 번째로 일본 출시를 앞두고 있어 공급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캐털란트 인수로 인해 노보 노디스크에 독과점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위고비뿐만 아니라 경쟁 비만약인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도 생산되고 있어 노보 노디스크가 젭바운드 공급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데이비드 릭스 일라이릴리 CEO는 반독점당국이 노보 노디스크의 캐털란트 생산공장 인수 거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 의약품청(EMA)도 최근 노보 홀딩스의 캐털란트 인수가 의약품 가용성에 어떤 위험을 미칠 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보 홀딩스가 거래에 필요한 규제 승인을 획득하지 못해 인수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면 캐털란트에 5억8440만달러(7797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