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구 5년새 34만명 감소…경기·인천 전입 32만명이동사유 '주택' 34% 1위…'내집 마련' 포기후 경기行'영끌' 대출이자 부담도…전셋값 상승 탓 주거비 부담↑
-
"서울에서만 40년 살았는데 결혼하면서 떠납니다."(서울 관악구 거주 직장인 A씨)"이러다 진짜 서울에 금수저들만 남을 지경입니다."(서울 서초구 D공인중개소 대표)지난해 서울을 떠나 경기·인천으로 전입한 인구가 32만명을 넘었다. '탈서울' 주원인으로는 주거 불안정이 꼽힌다. 분양가 인상과 고금리 여파로 주거비 부담이 가중된데다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살이마저 팍팍해진 것이다. 이같은 탈서울 현상을 두고 시장에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늘어난 주거비 부담에 짐을 싸는 서울인구가 늘고 있다. 고금리로 대출이자가 급격히 늘었고 전셋값마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분양가도 가파르게 올라 내집 마련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중소벤처기업부·행정안전부·통계청 통계를 보면 서울 주민등록인구는 △2019년 973만명 △2020년 967만명 △2021년 951만명 △2022년 943만명 △2023년 939만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반면 같은기간 경기인구는 1324만명에서 1363만명으로 늘었다. 서울을 떠난 이들이 경기지역으로 유입됐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지표다.실제로 통계청 국내인구 이동통계를 보면 지난해에만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집을 옮긴 인구는 총 32만5317명에 달했다. 이중 경기 전입인구는 27만9375명, 인천은 4만5942명이었다.인구이동 사유는 주택이 34%로 가장 많았고 가족(24.1%)과 직업(22.8%), 교육(5.7%), 주거환경(5.1%) 등이 뒤를 이었다.'탈서울'은 서울내 학령인구 감소라는 나비효과로 이어지고 있다.서울시교육청 2024∼2028학년도 초등학교 배치계획에 따르면 학생수 240명이하 소규모 초등학교 수는 올해 69곳에서 2028년 101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전체 초등학교 16.5%에 달하는 비율이다.관련업계에선 부동산 매매·전세시장이 모두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탈서울 현상도 장기화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이미 서울에서 내집 마련은 '하늘의 별따기'가 된지 오래다.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계를 보면 지난 1월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3.3㎡(1평)당 평균분양가는 3707만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1.0% 올랐다.흔히 '국평(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로 환산하면 9억4366만원 수준이다.같은 기간 수도권 평균분양가는 2500만원으로 16.7%, 전국 분양가는 1744만원으로 10.9% 각각 상승했다.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얼마전 '대박'을 친 '메이플자이'만 봐도 초기자금으로 5억원이상이 필요하다"며 "서울 신축아파트 경우 부모 도움을 받은 '금수저'가 아닌 일반 실수요자로선 접근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구축아파트 매수도 쉽지 않다. 매매가격은 소폭 하락세를 기록중이지만 여전히 체감가격이 높은데다 고금리 탓에 대출이자 부담도 가중된 까닭이다.'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샀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출이자에 매도 후 '탈서울'을 고려중인 사례도 늘고 있다.서울 노원구 M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호가를 몇천만원씩 내린 급매물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시장호황기 고점에 집을 샀다가 이자부담에 울며 겨자 먹기로 매도를 택하는 집주인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지속적인 전셋값 상승도 인구이동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아파트 전셋값은 39주 연속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엎친데 덮친격으로 올해 입주물량 감소까지 예고돼 전셋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R114 통계를 보면 올해 서울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1000여가구로 지난해 3만2000여가구보다 2만1000가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서울 신규 입주물량이 줄고 봄 이사철 전세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세입자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