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어머니 대졸 이상인 경우 효과적으로 회복… 여학생에 영향력 더 커고려대 김진호 교수팀, 집단괴롭힘 경험 다문화청소년 정신건강 분석사회과학분야 저명 학술지 'Journal of Adolescent Health'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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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팀(정하윤 보건과학과 석박통합과정, 손혜원 보건과학과 석사과정, 박한솔 보건과학과 박사과정)은 국내 다문화청소년의 집단 괴롭힘 피해 노출로 인한 우울 증가와 피해 상황 극복으로 인한 우울 감소 효과를 동시에 추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김진호 교수팀에 따르면 집단 괴롭힘을 겪은 다문화청소년들은 피해 상황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우울감으로부터 온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민자 어머니가 대졸 이상의 교육 수준을 가질 경우, 괴롭힘 피해에서 벗어난 다문화청소년 자녀가 우울 수준을 더 효과적으로 회복한다는 것이었다. 추가적으로 대졸 어머니의 역할이 남학생들에 비해 여학생들에게서 더 크게 작용한다는 흥미로운 양상도 나타났다.이번 연구 결과는 다문화청소년이 집단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더라도 악화된 정신건강을 온전히 회복할 수 없음을 실증적으로 밝힘으로써 기존 논의의 폭을 크게 넓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관계가 이민자 어머니의 교육 수준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며, 다문화청소년의 성별 역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관련 정책 및 지원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방향성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교신저자인 김진호 교수는 "한국이 처한 초저출산, 인구소멸의 위기 속에서 다문화청소년이 경험하는 사회적 어려움은 우리 모두가 논의해야 할 중요한 인구학적 과제가 됐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다문화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배타적 태도, 그로 인한 다문화청소년의 부정적 사회경험이 그들의 정신건강에 치명적 피해로 이어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김 교수는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들에 대한 교내 구성원들의 포용적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며 "이민자 어머니들의 사회경제적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국내 다문화청소년의 건강 증진과 더 나아가 다문화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최근 국내 다문화청소년 인구는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기준 5만5780명으로 전체 청소년 중 0.9%에 그쳤던 다문화청소년 인구는 2021년 16만58명으로 크게 증가해 전체 청소년 중 3.0%를 차지했다. 저출산 기조로 전체 학령인구가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다문화청소년이 우리 사회에서 가지는 인구학적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그럼에도 이들은 비다문화청소년에 비해 여전히 소수 집단에 속한다. 이들은 학교 생활 중 학습, 적응, 또래 관계 측면에서 다양한 어려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 보고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다문화청소년 인구는 전체 청소년 인구 대비 6배 이상 높은 집단 괴롭힘 피해 비율을 보였다.이에 따라 다수의 연구들은 다문화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집단 괴롭힘 피해가 그들의 정신건강 악화(우울, 사회적 위축, 자살 생각 등)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일관되게 지적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논의에서 집단 괴롭힘 피해로 인한 정신건강의 악화가 피해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면 온전히 회복됨을 전제했고, 이에 따라 괴롭힘 피해가 장기간 지속되는 스트레스 및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길 가능성이 적절히 반영되지 못했다.이번 연구에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구축한 다문화청소년패널조사(MAPS, Multicultural Adolescents Panel Study)가 활용됐으며, 유전적 특성 및 문화적 배경, 이주 경험, 가정 환경 등의 다양한 교란요인들을 통제할 수 있는 엄밀한 분석 방법론이 적용됐다. 연구 결과는 보건학 분야 저명 학술지 Journal of Adolescent Health(청소년 건강 저널)에 이달 1일자로 게재됐다. 해당 저널은 피인용지수 7.6으로 사회과학분야 상위 3.2%에 속하는 최상위 저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