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본사 필두 엔터, 게임 주요 계열사 수장 교체김범수 창업자 측근 '형님 카르텔' 문화 탈피 관건정신아 내정자 주도로 대대적 인적 쇄신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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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올 초부터 핵심 계열사를 필두로 수장 교체 작업에 한창이다. 77개에 달하는 계열사의 물갈이가 점쳐지는 가운데, 조직 내 만연한 '형님 리더십'을 끊어낼지 이목이 쏠린다.22일 카카오에 따르면 본사를 비롯해 엔터, 게임 등 주요 계열사들의 CEO 교체를 속속 단행하고 있다. 내달 초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들을 포함한 총 77개 계열사 대표들의 대규모 교체가 예상된다.카카오는 지난해 말 본사 수장인 홍은택 대표의 후임으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내정하며 대대적인 물갈이의 물꼬를 텄다. 올 1월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로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내정했다.2월 들어서는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핵심 계열사인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역시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등도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된다.카카오가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선 배경으로는 최근 걷잡을 수 없이 불거진 대내외적인 이슈들이다. 카카오 임직원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매출을 과대 계상한 혐의로 감리에 들어간 상태다. 김범수 창업자 본인을 비롯해 경영진 전반에 사법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특히 자율 경영이라는 이름하에 계열사 전반에 퍼진 '형님 리더십'이 현재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일었다. 홍 대표를 비롯해 남궁훈 전 대표, 여민수 전 카카오 대표, 조수용 전 카카오 대표,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 등 모두 김 창업자의 오랜 측근에 속한다. 앞서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은 법인 골프회원권 남용 등 내부 경영진의 카르텔 의혹을 폭로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카카오 노조도 경영진들의 내부 견제가 없는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를 비판하고 나섰다. 회전문 인맥 인사가 거듭되면서 사실상 카르텔이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이를 쇄신할 파격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정 내정자에게 카카오 그룹의 키를 넘겨준 것도 조직 내 형님 리더십을 근절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김 창업자의 측근 중심 인사가 아닌 새로운 인물을 기용했다는 점에서다. 최근 대표 교체를 단행한 엔터, 게임 등 주요 계열사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를 감안했을 때 계열사 대부분의 수장 물갈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업계 관계자는 "기존 형님 리더십 조직 문화가 공동체 전체의 위기감을 키웠다는 해석이 높다"며 "김 창업자의 측근 물론 기존 경영진에 대한 대대적인 교체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내다봤다.한편, 카카오는 최근 CA협의체 산하에 '5개 위원회(경영쇄신위원회, 전략위원회,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 ESG위원회, 책임경영위원회)를 구성했다. 경영쇄신위원회는 김 창업자가 위원장을 맡으면서 카카오 그룹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외부 감독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는 6개 협약 계열사에게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회복' 등 세 가지 의제와 세부 개선방안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