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임대보증사고 금액 2134억원…1년새 224% 급증한국건설 사업장만 4곳…공사재개·보증금반환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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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가 늘면서 주택 건설사업을 중도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공사를 마치지 못해 발생한 분양·임대보증사고액은 1년새 3배나 뛰었다.2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2월 발생한 분양 및 임대보증사고는 총 5건으로 전년동기대비 4건 늘었다.사고금액은 2134억원으로 1년전 657억원보다 224% 급증했다.분양·임대보증은 시행사·시공사가 부도·파산 등으로 분양(임대)주택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HUG 주도로 공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계약자가 낸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30가구이상 아파트는 HUG 분양·임대보증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올해 발생한 사고는 분양보증사고 1건, 임대보증사고 4건이었다. 지역별로는 전남 광주 4건, 전북 익산 1건이다.광주에선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건설이 잇따라 사업을 포기하면서 북구 신안동, 동구 궁동·수기동 등 임대주택 사업장 3곳과 동구 산수동 분양주택 사업장 1곳에서 보증사고가 발생했다.이중 신안동과 궁동 사업장에선 계약자들에게 임대보증금 환급절차가 진행중이다. 나머지 2곳은 HUG 주도로 공사를 재개할지 혹은 계약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줄지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익산에선 지난 1월 임대아파트 '유은센텀시티' 사업장에서 임대보증사고가 발생해 계약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고 있다.고금리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고 건설사들의 자금사정이 나빠지면서 지난해부터 분양보증사고가 급증하고 있다.지난해 발생한 분양보증사고 금액은 총 1조121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경기가 급격히 침체됐던 2010년이후 13년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엔 사업을 추진할 때 첫삽만 뜨면 안정권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무난한 준공이 예상됐던 사업지도 시공사 자금조달 사정이나 시장 변화에 따라 갑작스럽게 중단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공사를 포기 또는 중단하는 이유로는 재정악화가 꼽힌다.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건설기업 자금사정 조사'를 실시한 결과 76.4%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3.50%)에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었다"고 답했다. 아직 여유가 있다고 답한 기업은 17.7%에 그쳤다.아예 문을 닫는 건설사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만 해도 700여개 건설사가 폐업했다.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 통계를 보면 올해 이날까지 폐업을 신고한 곳은 종합건설사 79곳, 전문건설사 606곳 등 685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