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대상단지들 동의율 확보 박차…80% 돌파 잇따라공사비 인상탓 선도지구 메리트↓…부동산 침체 장기화시범우성 등 재건축단지 1억~3억 빠져…대장주도 약세업계 "수익성 의문, 참여동기 낮아"…정책지원 확대 필요
  • ▲ 일산신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일산신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1기신도시 재건축단지간 선도지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매매시장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재건축 기대감이 꺾이면서 수억원대 하락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도 "실익이 크지 않다"며 1기신도시 재건축 참여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기신도시 재건축단지들이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주민동의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건축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동의율 80%를 돌파한 단지도 하나둘 나오는 양상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선 정자동 한솔 1~3단지가 동의율 85%를 달성했고 같은지역 정자일로단지(임광보성·서광영남·계룡·화인유천·한라)도 80%를 돌파했다.

    정자동 우성·라이프아파트와 까치마을 1·2·5단지도 70%이상 동의율을 확보하면서 선도지구 경쟁에 뛰어들었다.

    서현동 시범삼성·시범한양·시범현대·시범우성도 통합재건축 추진을 위한 사전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선 강촌마을1·2단지와 백마마을1·2단지가 통합재건축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선도지구 지정을 노리고 있다.

    선도지구 경쟁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재건축 소요기간을 크게 앞당길 수 있어서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는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1기신도시 정비예정구역중 가장 먼저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공사비 인상으로 재건축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선도지구 지정 메리트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자잿값과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공사비가 뛰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금융조달 비용도 급증했다.

    공사비 인상으로 수억원대 분담금이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사업추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재건축 핵심은 결국 수익성인데 지금처럼 공사비가 연일 오르는 상황에선 조합도 건설사도 실익이 없다"며 "지금처럼 시장환경이 불안정할 땐 선도지구로 지정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속도전보다는 금리나 공사비 등 조건이 나아질 때까지 사업을 미루는 게 나을수 있다"고 부연했다.

    일산신도시 한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조합원 분담금이 수억원씩 뛰었다는 이야기가 들리면서 소유주 사이에서도 속도조절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이 섣불리 재건축으로 선회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건설업계도 현재로선 1기신도시 재건축 참여동기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서울 우수입지 사업장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유찰과 공사중단이 반복되고 있어 현 시점에선 1기신도시 재건축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통합재건축 추진시 단지 규모가 커지는 만큼 정부 정책지원이 이어지고 추후 시장상황이 개선되면 고려해볼만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기대감이 저하되면서 1기신도시 부동산시장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재건축을 추진중인 분당구 정자동 한솔1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0일 12억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같은면적 최고가인 14억원보다 2억원 떨어진 금액이다.

    같은지역 한솔2단지 전용 101㎡ 거래가격은 지난 1월 12억6000만원으로 최고가대비 2억4000만원 빠졌다.

    분당구 서현동 시범우성 64㎡은 지난 2월 9억원에 거래돼 한달만에 가격이 1억2500만원 하락했다. 최고가와 비교하면 3억1500만원 하락한 액수다.

    이같은 하락세는 재건축 대상 외 지역 대장주 아파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정자동 분당파크뷰 84㎡ 지난 1월 거래가격은 18억1000만원으로 최고가보다 1억8000만원 떨어졌다.

    일산신도시에선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일산동구 장항동 '킨텍스원시티 3블록' 84㎡도 지난달 거래가격이 11억8500만원으로 최고가대비 1억2500만원 빠졌다.

    일산동구 마두동 백마마을 2단지 132㎡는 8억2000만원에 손바뀜돼 최고가보다 1억8000만원 하락했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관련 정부 발표와 무색하게 지난해 하반기이후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과거엔 총선 전 시세가 일부 요동치는 경우도 있었는데 현재는 매수문의 자체가 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