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비중 낮은 뉴질랜드 도시에서도 곳곳에 ‘신라면’ 판매 중뉴질랜드 라면시장 빠르게 성장 중… 주요 유통사 곳곳에 입점농심 “다양한 마케팅, 프로모션 활동 통해 매출 확대해나갈 것”
  • ▲ 뉴질랜드 타우랑카의 대형마트 올워스의 라면 매대의 '신라면'.ⓒ강필성 기자
    ▲ 뉴질랜드 타우랑카의 대형마트 올워스의 라면 매대의 '신라면'.ⓒ강필성 기자
    “예전에는 한인들이 많이 사는 대도시에만 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신라면’을 볼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마트에서 만난 한 재외동포의 말이다. 실제 뉴질랜드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신라면’을 찾으면 어렵지 않게 누들 코너로 안내 받을 수 있다. 구색만 갖추던 예전과는 다르다. 대부분의 마트에서 ‘신라면은’ 라면 코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 상품 중 하나다.

    K-푸드의 불모지로 꼽히던 오세아니아의 섬나라 뉴질랜드에도 한국 식음료의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농심에 따르면 뉴질랜드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다. 

    과연 실제 분위기는 어떨까. 직접 둘러본 뉴질랜드의 곳곳에서 이런 분위기는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뉴질랜드의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에서는 곳곳에서 익숙한 ‘신라면’을 찾을 수 있었다. 종업원에게 ‘Shin Ramyun’의 위치를 물으면 흔쾌히 매대로 안내해준다. 통상 ‘신라면’은 누들 코너의 매대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한 상품 중 하나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한인 거주가 집중돼 있는 오클랜드(Auckland)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비교적 한인 비중이 낮은 타우랑가(Tauranga) 지역에서도 ‘신라면’은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타우랑가의 대형마트 ‘울워스(Woolworths)’에서는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이 라면 매대의 가장 초입에 나란히 배치돼 있다. 매대 상부에 위치한 용기면 ‘육개장 사발면’은 단 하나만 남았을 정도.
  • ▲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창고형 대형마트 파킨세이브의 라면 코너.ⓒ강필성 기자
    ▲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창고형 대형마트 파킨세이브의 라면 코너.ⓒ강필성 기자
    뉴질랜드의 창고형 대형마트 파킨세이브(PAK`nSAVE)에서는 아예 매대 한줄을 ‘신라면’, ‘김치신라면’, ‘슈퍼 스파이시 신라면’이 채우고 있었다. 이 외에 아시안 푸드마켓은 물론 소규모 편의점에서도 라면류 매대에서는 ‘신라면’이 빠지지 않았다.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다. 신라면 5봉 묶음의 가격은 약 8.09뉴질랜드달러에서 9뉴질랜드달러로 약 6600원에서 7300원 사이다. 뉴질랜드의 모든 라면 제품이 모두 수입품인 것을 고려하면 경쟁력있다.

    눈에 띄는 것은 K-푸드에 대한 익숙한 분위기는 뉴질랜드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요 번화가에서는 한국식 치킨인 ‘K-치킨’을 메뉴에 걸어둔 곳도 적지 않았고 아예 국밥을 선보이는 한식 매장도 드물게 자리하고 있었다. K-푸드에 대한 뉴질랜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지 사정에 익숙한 교포 사업가는 “한인 뿐만 아니라 중국인, 아시아인, 뉴질랜드 현지인까지 모두 라면류 상품을 익숙하게 소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농심의 뉴질랜드 시장의 매출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전년 대비 14.0% 성장한 것에 이어 지난해 다시 9.4% 신장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중국과 미국, 캐나다, 일본 시장이 전년 대비 감소하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빠른 성장세다. 

    사실 뉴질랜드는 재외동포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해 잠재력이 적은 시장으로 꼽혀왔다. 뉴질랜드 인구도 527만명에 불과하다. 시장 규모만 본다면 한국의 대구·경북 인구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그런 뉴질랜드에서 K-라면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K-팝 등 한류가 본격적인 한국문화를 알리기 시작한 이후다.
  • ▲ 뉴질랜드 오토로항아의 대형마트 카운트다운의 라면코너.ⓒ강필성 기자
    ▲ 뉴질랜드 오토로항아의 대형마트 카운트다운의 라면코너.ⓒ강필성 기자
    여기에는 농심의 영업력도 한몫했다. 뉴질랜드 시장은 농심 호주법인에서 맡고 있는데. 이미 뉴질랜드 유통시장에서 약 85%를 점유한 푸드스터프(Foodstuffs)와 올워스에 모두 입점했다. 지난 2022년에는 뉴질랜드에 진출한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에도 입점하는데 성공했다.

    뉴질랜드의 라면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뉴질랜드의 연간 라면 소비식은 1억식으로 약 6700만달러 규모의 세계 39위 라면 소비국이다. 

    특히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라면, 파스타, 쌀 시장은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3.7%로 성장해왔고 성장세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유로모니터는 연평균 성장률은 6%로 2027년까지 매출이 약 3억5300만 뉴질랜드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우리 라면업체의 경쟁은 아직 첫발에 불과하다. 뉴질랜드 라면 시장 1위는 인도네시아의 라면제조사 인도미가, 2위는 네슬레 매기가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3위 라면제조사다.

    박성진 농심 호주법인장은 “농심은 앞으로 뉴질랜드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프로모션 활동을 펼치며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