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관계자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변함 없다"거점병원 지원 강화 … '빅5' 병원 의존도 낮추는 방향복지부, 1.3조원 지원 … 소아 중증진료 체계도 보강
-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한 가운데 증원한 인원을 수도권에 20%, 비수도권에 80%로 배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14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의료 개혁을 위해 의대 정원을 증원해야 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후속 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정부는 증원한 인원을 수도권에 20%(400명), 비수도권에는 80%(1600명) 정도로 배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정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학의 정원을 늘리고 지방 거점대학 의대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정부가 소규모 의대 역량 강화와 지역의료 지원 필요성 등을 강조해 온 만큼 '비수도권 미니 의대'가 이번 의대 증원 방침의 가장 큰 수혜가자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정부의 4대 기본 배정원칙 가운데 '비수도권' '소규모 의대' '지역의료' 등 세 가지 교집합으로 묶여 있는 대학의 정원이 가장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현재 비수도권 의대 중에선 건국대(충주)·대구가톨릭대·을지대·울산대·단국대·제주대 등 6개 대학 정원이 40명으로 가장 작다. 강원대·충북대·가톨릭관동대·동국대(경주)·건양대·동아대 등 6개 대학 정원도 각 49명으로 소규모 의대에 해당한다.'지방 거점 국립대' 의대도 '비수도권 미니 의대' 못지않게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정부가 지방 거점 국립대의 경쟁력을 신장시키겠다고 공언하면서 '지역의료 지원 필요성'을 내세웠기 때문이다.비수도권 거점 국립대는 강원대(정원 49명)·경상국립대(76명)·전남대(125명)·경북대(110명)·충남대(110명)·부산대(125명)·전북대(142명)·제주대(40명)·충북대(49명) 등 9곳이다.비수도권만큼은 아니더라도, 수도권에 위치한 소규모 의대도 증원 인원이 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수도권에서는 성균관대·아주대·차의과대·가천대가 정원 40명인 '미니 의대'에 해당한다. 인하대 역시 정원이 49명에 그친다.현재 전국 40개 의대 정원 3058명 가운데 수도권 정원은 13개교 1035명(33.8%), 비숟권 정원은 27개교 2023명(66.2%)이다. 정부 구상대로 정원이 배정되면 수도권 정원은 13개교 1435명, 비수도권 정원은 27개교 3623명이 된다. 이 경우 전체 의대 정원 5058명 중 수도권 비율은 28.4%로 5.4%p 축소된다. 반대로 비수도권 정원은 71.6%로 확대된다.늘어난 정원을 비수도권에 더욱 많이 배분하는 것은 정부가 이날 발표한 '지역의료 강화 방안'과 맥락을 같이 한다.정부는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와 필수 의료 강화를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고, 거점병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이른바 '빅5' 병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의료 개혁을 추진 중이다.이와 함께 지역 의료기관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의대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현행보다 대폭 올리는 방안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늘어난 의대 정원이 지역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현재 40%인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크게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지역인재전형은 지역 출신 의대생들이 출신지에서 의사로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줘 지역·필수의료를 살리는 최소한의 장치로 꼽힌다.정부는 소아 중증 환아에 대한 지원도 늘린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5년간 1조3000억 원을 지원해 소아 중증진료 체계를 보강한다. 이를 통해 2세 미만 소아 입원 의료비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증원분의 최종 배정은 교육부·보건복지부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한 배정위원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다만 정부는 사안의 중대성과 민감성을 고려해 위원회 구성부터 해산까지 모든 작업을 보안 속에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정원 배분은 4월 총선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앞서 정부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비수도권 의대 중심 집중 배정'을 기본적인 배정 원칙으로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