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내정자, 계열사 및 경영진 조직개편 시동먹튀 사태 등 과거 논란 경영진 주요 보직 내정 논란외부 감시기구 준신위, 평판 리스크 해결책 제시 권고나서인적쇄신 처방전 될지 걸림돌 될지 관건… "급격한 변화 과도기"
  • ▲ 정신아(왼쪽 세번째) 카카오 대표 내정자와 김소영(왼쪽 네번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이 준신위 위원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카카오
    ▲ 정신아(왼쪽 세번째) 카카오 대표 내정자와 김소영(왼쪽 네번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이 준신위 위원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카카오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

    "준법과 내부통제의 틀을 잡는데 제 역할을 하겠다."(김소영 카카오 준신위원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의 최근 잇따른 경영진 선임에 대해 외부감시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가 제동을 걸었다. 과거 논란이 있는 인물을 주요 보직에 배치한 것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권고한 것.

    정 대표 내정자의 인적쇄신 퍼즐이 시작부터 차질을 빚으면서 내부적으로도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이다. 향후 카카오의 인적 쇄신을 위한 처방전이 될지, 걸림돌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경영진 배임 등 각종 사법리스크와 내부 카르텔에 따른 회전문 인사 등이 불거진 상태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하면서 김범수 창업자는 "스타트업 DNA를 버리겠다"며 내부 준법 시스템과 새로운 리더십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출범하고,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카카오 대표에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내정해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총대를 멘 정 내정자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겠다는 각오로 올 초부터 핵심 계열사를 포함한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의 수장을 교체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암시했다.

    정 내정자의 과감한 인사에 제동이 걸린 것은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 CTO에 내정하면서 촉발됐다. 정 전 CTO는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70억여 원을 벌어들인 장본인이다. 이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900억원대 차익실현을 한 '먹튀 사태'로 분류된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의 연임 건도 논란거리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카카오모빌리티에 분식회계 혐의를 들어 최고 수위의 제재를 사전 통지하면서 대표이사 해임을 권고한 바 있다. 신 대표는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대량 행사해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준신위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개선안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방안과 앞으로 유사 평판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할 방안에 대해 카카오에 개선을 요구한 것. 특히 정 전 CTO 내정에 관련해서는 이달 말 진행되는 준신위 회의 안건에 채택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 내부적으로도 정 내정자와 준신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정 내정자의 일방통행식 조직 개편에 문제를 제기하는 측에서는 준신위의 제동이 합당하다는 반응이다. 반면, 독립기구인 준신위가 대표의 인사권에 간섭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최근 급격한 변화에 직면한 과도기에 직면한 상태라고 내다본다. 다만, 큰 틀에서 조직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순차적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라는 조직이 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과 투명한 준법경영 둘다 필요하다"며 "어느 한쪽이 옳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시행착오를 통해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