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보다 2~3배 증가… 美와 협상 내용 촉각테일러 공장에 준하는 추가 투자 전망中공장 레거시 제품 생산도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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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그만큼의 부담을 각오해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공장 규모를 키우는 등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데다 이미 레거시 반도체 중심으로 전환된 중국 공장 활용도가 더 낮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1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이달 중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규모 확정을 앞두고 삼성전자가 예상 대비 3배 이상 큰 보조금을 수령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는데 170억 달러(약 22조 6000억 원)를 투입해 현재 공사에 한창이다.실제 이 같은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당초 업계나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의 약 3배에 가깝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신설하는 기업에 자본 지출의 5~15%를 보조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했는데, 여기서 최대치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25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보다도 많은 보조금을 수령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생산공장(Fab) 2개를 짓고 있는 TSMC는 삼성보다 훨씬 큰 400억 달러를 여기에 투입하는데, 삼성보다 10억 달러가량 적은 50억 달러 보조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삼성이 기존 예상보다 많은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는 그만큼 삼성이 추가적인 투자나 사업 확장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삼성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보조금 규모를 키우고 이미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TSMC 대신 삼성 파운드리와 깊은 동맹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실제로 TSMC는 삼성보다 먼저 미국 팹 건설에 나서면서 훨씬 더 큰 규모 자금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만 내에서 미국 팹 건설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이후 좀처럼 공사에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이나 독일 등 미국 이외 지역에선 신공장 준공에 속도를 내며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TSMC가 이 같은 전략을 펼치면서 미국 정부가 삼성과의 공조에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다수다. 이번 보조금 규모가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삼성 입장에선 당장은 실익보단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의견도 무시하기 어렵다. 현재 진행 중인 테일러 팹을 확장하거나 신규 팹을 추가해야 하는 방안이 조만간 결정나게 되면 또 한번 수조 원대 투자가 선행될 수 밖에 없다.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이후 미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에 따르는 이른바 '독소 조항'을 이행할 수 있다는 점도 삼성에겐 리스크다. 반도체법에는 1억 5000만 달러 이상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해당 생산시설에서 초과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수령한 보조금의 최대 75% 수준 안에서 초과이익분을 다시 미국 측에 반납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중국 생산시설 활용 방안도 보조금 지급으로 더 막힐 가능성이 높다. 미국 반도체법에는 중국 생산공장의 증설 제한이나 장비 업그레이드 등이 제한되는 조항 또한 포함되는데, 보조금을 받은 이후에는 대중국 투자가 완전히 막혀 현재 레거시 제품 생산 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중국 생산 관련한 미국의 규제 수위가 높아지는 것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