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사장 해외 진출 독려공조 서비스 자회사 해외 거점 2배 늘어국내 유일 기술 보유한 공조사업 새 먹거리로신흥국 이어 친환경·고효율 중시 선진시장 노크
  • ▲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2~15일(현지시간) 열린 ‘모스트라 콘베뇨 엑스포(MCE) 2024’에서 고효율 공조 솔루션을 선보인 LG전자 ⓒLG전자
    ▲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2~15일(현지시간) 열린 ‘모스트라 콘베뇨 엑스포(MCE) 2024’에서 고효율 공조 솔루션을 선보인 LG전자 ⓒLG전자
    LG전자가 대표적 B2B 사업 중 하나인 공조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시스템에어컨, 칠러, 공조 설비 등 유지보수 서비스를 담당하는 자회사 하이엠솔루텍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친환경, 고효율을 중시하는 북미와 유럽시장을 적극 공략해 연구·개발(R&D)과 생산까지 현지 거점 확대에도 한창이다.

    21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공조 서비스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은 지난해에만 독일, 인도, 미국에 법인을 신설했다.

    하이엠솔루텍은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3개였던 해외 법인이 최근 3년 사이에만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2016년 필리핀,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2017년 베트남 ▲2021년 이집트, 폴란드 ▲2022년 멕시코, 헝가리, 인도네시아에 이어 지난해 3곳이 신설돼 총 11개 글로벌 거점을 뒀다.

    시장을 확대하면서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매출액은 ▲2019년 1738억 원 ▲2020년 1862억 원 ▲2021년 2094억 원 ▲2022년 2606억 원으로 지난해에도 전년도 매출액을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조 사업에서 유지보수와 설치는 중요하다. 제품뿐 아니라 유지보수와 설치까지 일괄 계약(턴키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제품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제품의 평판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향후 추가 구매가 발생하면 유지보수 능력이 영업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유지보수 업체의 영업 능력이 제품 구매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조는 구매자가 원하는 사양에 맞춰 설계부터 생산, 검사, 시운전이 이뤄지고 건물 전체 공조를 담당해 전문 유지보수 기술이 필수다. 하이엠솔루텍 관계자는 "IT 기반의 유지보수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차별화된 전문 기술을 확보한 것이 해외사업 확장의 발판이 됐다"고 강조했다.

    하이엠솔루텍이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B2B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원격 유지보수 솔루션 'LG 비콘클라우드(LG BECON cloud)'와 업종별 고객 맞춤형 유지보수 서비스 '닥터휘센'을 운영해 고객들에게 호평받았다.

    LG 비콘클라우드는 온라인 기반의 관제 시스템이다. 제품 사용 시 발생하는 고장이나 에러코드 등 이력을 수치화해 넓은 현장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솔루션이다. 관리자가 일일이 돌아다니며 육안으로 검사할 필요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공조 현황을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큰 건물을 관리하는 게 가능하다.

    친환경 공조 시스템으로 각광받는 '칠러'사업도 하이엠솔루텍의 새로운 먹거리이자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LG전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칠러 제품을 생산·설치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빠르게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다. 칠러는 냉매로 화학물질 대신 물을 사용하는 냉방설비로, 상업용 건물, 원자력 발전소 등 대형 시설의 냉난방이 가능하다. 또,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하이엠솔루텍의 공조 서비스처럼 B2B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조 최고경영자(CEO)는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기업간거래(B2B)를 꼽으며 대표적인 사례로 냉난방공조(HVAC)의 강화를 든 바 있다.

    조 CEO는 지난해 '2030 미래비전 발표회'에서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의 매출액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톱티어(Top-Tier) 공조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덕분에 하이엠솔루텍의 해외 사업 확장에도 힘이 실렸다.

    최근엔 특히 고효율, 친환경 기조가 강화되는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중남미, 아시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칠러 같은 친환경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유럽과 북미 시장은 LG전자 공조사업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핵심으로 꼽힌다.

    R&D나 생산도 해외로 다각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 알래스카 지역에 한랭지 특화 공조 제품 연구개발을 위한 'LG 알래스카 히트펌프연구소(LG Advanced Cold Climate Heat Pump Laboratory)'를 신설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협업해 2030년까지 히트펌프 600만 대를 공급하는 사업에도 공동 참여키로 했다. 

    더불어 냉기 또는 난방을 만들어내는 공조기 핵심 부품 '스크롤 컴프레서' 생산 라인도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 구축해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