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영업익 전년比 각각 4.7%, 54.3%↑본업 레미콘 및 자회사 물류사업 실적 선방 효과시멘트 가격, 레미콘 가격으로 판가 전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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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기업이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로 사업 환경이 악화됐지만, 제품 가격 인상 효과로 성장했다. 다만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추세여서 올해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진기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4734억원으로 2022년 대비 4.7%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844억원으로 54.3%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22.6% 증가한 693억원을 달성했다.

    유진기업 사업 부문 중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레미콘 사업이 가격 인상 효과로 호실적을 낸 영향이 컸다. 여기에 100% 자회사 유진로지스틱스의 물류사업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전체 실적 상승을 이끄는 데 힘을 보탰다.

    실제 지난해 레미콘 등 제조사업부문 매출은 63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9% 늘었고, 영업이익은 642억원으로 79.7% 증가했다. 물류사업 매출의 경우 1.8% 증가한 3488억원으로 기존 수준을 유지하면서 영업이익은 73.9% 늘어난 47억원을 달성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앞서 유진기업은 레미콘의 원재료인 시멘트, 자갈, 모래 가격이 크게 오르며 원가 부담이 급증한 여파로 2022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 축소하는 등 실적이 부진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레미콘 가격을 인상한 효과가 반영돼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레미콘 가격 인상과 함께 연초 날씨가 빨리 풀리면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레미콘 공급이 늘어난 점도 주효했다”며 “물류부분 영업이익은 유진로지스틱스의 지분법이익 발생으로 2022년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레미콘과 물류 부문이 선방한 반면 건설 및 건자재유통 사업은 작년에도 건설업황 둔화의 직격타를 피하지 못하고 적자를 지속했다. 건자재유통 사업은 2022년 162억원에 이어 지난해 154억원의 영업손실을, 건설은 2022년 2억원에 이어 지난해 19억원의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실적을 방어할지는 미지수다. 건설사들의 착공 물량이 여전히 미미하고, 레미콘 가격 인상 폭이 원재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멘트값 인상 폭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시멘트사들은 지난해 11월 톤당 시멘트 공급가격을 6%대 인상한 바 있다. 레미콘업체들은 이에 지난 2월 건설사들과 납품단가 협상에 나섰지만 수도권 레미콘 공급가격은 1루베(㎡)당 8만8700원에서 9만3700원으로 5.6% 인상돼 시멘트 가격 인상분에 못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업체는 시멘트 가격 변동을 고려해 건설사들과 공급단가를 논의하게 되고, 이 기간 시차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구조”라며 “올해도 최소 8% 인상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건설사들의 반발로 무산돼 레미콘업계의 어려움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유진기업이 실적 방어와 함께 재무 안전성을 유지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4.1%며, 현금성자산은 223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올 2월 YTN 인수를 위해 설립한 유진이엔티에 1642억원을 출자한 점에 비춰 현금자산이 줄거나 차입 부담이 커질 여지가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YTN 인수로 인해 차입 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나 보유 현금성자산이 실제 부담하는 양수금액을 상회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통상 시멘트 판매단가가 결정된 이후 3개월 내외 시차를 두고 레미콘 가격이 결정돼 원활한 판가 전이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