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5개월 만에 최고가"수요 회복 사이클에 제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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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전방 산업 수요 감소로 국내 반도체 업계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8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55% 하락한 배럴당 86.43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0.70% 내린 90.5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남부 최대 도시인 칸 유니스에서 4개월 넘게 참전했던 98사단을 철수시켰다고 밝히자 소폭 하락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국제 유가 급등 원인으로 최근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기 고조가 꼽힌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중동 지역 확전 위기감이 커져 원유 공급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란은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 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도 일부 타격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촉발된 국내외 물가 상승이 TV·스마트폰 등 전방 산업의 수요 감소를 유발해 반도체 업황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다.

    반도체 산업은 즉각적인 국제 유가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유가 불안이 장기화되면 전방 산업과 긴밀히 연결된 구조적 특성상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유가 불안이 지속될 경우 올해 반등 폭에 일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IT 수요 회복과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반도체의 봄'을 기대하는 사이클이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병철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유가 상승으로 석유 수입 비용이 늘어나면 기업들의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가전 등 전방산업을 비롯해 반도체 산업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