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3166만원…특별공급마저 배정가구수 못채워84㎡ 최고 10.6억원…주변 신축보다도 2.6억원 비싸대구 미분양물량 1만가구 육박…자금조달 '유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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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무덤' 대구지역에서 청약을 앞둔 범어아이파크1차(범어우방1차 재건축단지)가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리며 청약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진행된 특별공급에서도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 가뜩이나 적체된 대구 미분양물량에 짐을 더 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특별공급에 나선 범어아이파크1차는 72가구 모집에 103건이 접수돼 청약경쟁률 1.43대 1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마지노선을 지켰다. 다만 면적별 타입에 따라 희비는 엇달렸다.전용 84㎡A(8가구)는 33명이 몰리며 4.13대 1 경쟁률을 보였고 84㎡B(35가구)는 52명이 신청해 1.49대 1 경쟁률을 기록, 간신히 배정가구를 채웠다. 그러나 84㎡C(29가구) 경우 고작 18명만 청약통장을 내밀면서 0.62대 1 경쟁률로 미달을 피하지 못했다.부동산업계에서는 저조한 경쟁률 원인으로 과도하게 비싼 분양가를 지목했다.범어아이파크1차 전용별 분양가격은 △84㎡A 9억7644만~10억574만원 △84㎡B 9억6653만~10억6511만원 △84C㎡ 9억5388만~10억5118만원이다. 3.3㎡당 3166만원으로 인근 준공 2~3년차 시세를 크게 웃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인근 범어에일린의뜰(2021년 준공) 전용 84㎡는 지난달 8억9700만원에 거래돼 범어아이파크 최고 분양가와 1억70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같은달 8억원에 매매된 힐스테이트황금엘포레(2022년 준공) 84㎡ 경우 범어아이파크 최고 분양가대비 무려 2억6000만원가량 저렴했다.미분양무덤 대구에서 분양이 이뤄진다는 점도 흥행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총 6만4874가구다. 전월(6만3755가구)대비 1119가구 증가했다. 특히 대구 미분양주택은 9927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물량을 안고 있다.인근 L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구에서 84㎡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분양한 수성구 만촌자이르네(최고 11억5654만원)이후 처음"이라며 "인근에 최근 준공된 단지시세는 호재나 입지 등을 다 반영하고 있는데도 격차가 커 청약성적은 미지수"이라고 전망했다.그는 이어 "대구는 미분양물량이 많아 이를 해소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며 "더군다나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할인분양과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범어아이파크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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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오는 10월 입주를 앞둔 후분양단지인 탓에 자금조달일정이 빠듯하다는 것도 문제다.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중도금 없이 계약금 10% 납입 후 입주 때 잔금 90%를 모두 완납해야 한다. 즉 최소 8억5849만~최대 9억5859만원을 6개월 뒤인 10월 전액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인근 M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짧은기간내 1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마련할 수 있는 예비청약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게다가 미분양 해소와 고분양가 등 걸림돌이 많아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일각에서는 단지가 대구 주요도심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의외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역세권·학군·생활 인프라 등을 감안하면 나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인근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가 위치하는 수성구는 인프라가 풍부해 입지적인 면에서는 가치가 있는 만큼 나름 선방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비싼 분양가는 여전히 변수"라고 말했다.한편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일대에 조성되는 해당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6층 △4개동 △아파트 전용 84·121㎡ 418가구 △오피스텔 37·59㎡ 30실로 조성된다. 이중 아파트 84㎡ 143가구와 오피스텔 30실을 일반분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