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 "빼앗긴 협약 복원하겠다"현대차 노조 "혜택 축소 반대"부정적 여론 불구 강행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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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현대자동차, 기아 노사교섭에서 ‘퇴직자에 대한 차량할인’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측이 수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노사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핵심 과제로 ▲특별성과금 지급 ▲정년연장 외에 ‘차량할인 복원’을 지목했다.앞서 2022년까지 현대차, 기아의 단협에서는 근속연수가 25년 이상인 퇴직자들은 2년마다 신차의 30%를 할인받아 구입할 수 있었다.예를 들어 기아의 중형 SUV인 ‘쏘렌토 하이브리드’ 풀옵션의 가격은 5388만원인데 30% 할인을 받게 되면 3772만원까지 내려간다. 이에 따라 퇴직자에 대한 신차 할인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매력적인 복지 혜택으로 여겨지고 있다.기아 사측은 지난 2022년 임단협 교섭에서 이 조항에 대해 할인 주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바꾸고, 연령제한은 75세까지, 할인율은 30%에서 20%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이에 노조는 반발했지만 결국 퇴직자 차량할인에서 제외됐던 전기차를 할인 대상에 추가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노조는 “빼앗긴 차량할인 단체협약 복원을 쟁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집행부가 선명성 강화를 위해 이 문제를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강하게 주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현대차는 기아와 달리 기존 단협 내용이 유지되고 있다. 문용문 현대차 노조지부장은 작년 12월 집행부 선거에서 공약 중 ‘평생사원증 혜택 축소 반대’를 내세운 바 있다.다만 현대차 노조도 이전 집행부에서 퇴직자 차량할인 대상을 ‘25년 이상 장기근속한 정년퇴직자’에서 ‘모든 정년퇴직자’로 요구한 적이 있어 올해 교섭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사측에서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올해 현대차, 기아 모두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더욱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게다가 퇴직자 차량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변수로 꼽힌다.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혜택이 사기업의 재량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국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으로 전가될 수 있다”, “노조의 생산성과 품질이 받쳐주지 않는데 퇴직하고 나서도 10년 넘게 지원해야 하는가” 등의 비판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국민적인 반감을 초래한다”면서 “시대가 변하고 있으며, ‘기업이 없으면 노조도 없다’는 점에서 노조도 상생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