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진단·유전체 분석·의료기기 등 기업 밀집ADC·mRNA·이중항체·유전자치료제·마이크로바이옴 등 각양각색 분야 접근성 강점, 인재 영입 및 투자 유치에 장점타 지역 제약·바이오클러스터와 협업 추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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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기업이 독립적으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서 상용화,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를 담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 간 협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술 협력 및 상호 소통이 용이하도록 지근거리에 기업이 밀집한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이 늘고 있는 이유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도 바이오클러스터로 도약하기 위해 용틀임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한스바이오메드 회의실에서 올해 첫 문정바이오CEO포럼이 열렸다.유한양행과 종근당, GC녹십자, 대웅제약, 보령 등 대형 제약사는 물론 스마일게이트, KB인베스트먼트, SJ투자파트너스, 쿼드자산운용 등 투자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문정동 소재 바이오텍 대표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제약사 한 관계자는 “우리 기술, 신약으로만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이번 포럼을 기회로 문정동에 있는 바이오텍과 협업 기회를 살펴보려고 왔다”고 말했다.문정바이오CEO포럼은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모여 출범한 단체다. 출범 당시만 해도 제약바이오 기업은 51개사가 있었는데 7개월만에 10곳 이상 늘어났을 정도로 중소 바이오텍이 기회를 찾아 문정동으로 몰리고 있다.인천 송도, 서울 마곡, 경기 과천·판교, 충북 오송 등 다른 바이오클러스터들은 대형 제약사나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조성됐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문정바이오클러스터는 바이오텍이 알음알음 스스로 모였다는 점이 특징이다.구체적으로 ▲제약(동구바이오제약·환인제약·삼익제약 등) ▲바이오(지아이이노베이션·에이피트바이오·에임드바이오·웰마커바이오 등) ▲진단(피씨엘·싸이토젠 등) ▲유전체 분석(지니너스 등) ▲의료기기(바이오플러스·한스바이오메드 등)를 포함해 다양한 영역의 기업들이 문정동에 자리잡고 있다.이들이 주목하는 신약 모달리티(치료기법)도 ADC(항체약물접합체), mRNA(메신저 리보핵산), 이중항체, 세포·유전자치료제, 마이크로바이옴 등 다양하다.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장점을 부각하는 시너지를 내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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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동에 위치한 제약바이오기업 중 에임드바이오는 최근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조성한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로부터 ADC 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를 받은 첫 번째 국내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지아이이노베이션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1’을 중국 제약사 심시어에 7억9000만달러 규모로,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물질 ‘GI-301’을 유한양행에 1조4090억원·일본 제약사 마루호에 2억2100만달러에 각각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조용준 문정바이오CEO포럼 회장(동구바이오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은 포럼 축사에서 “문정 바이오클러스터에 다양한 기술력과 전문성을 가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모여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다”고 말했다.문정바이오클러스터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 좋아 인재 영입, 투자 유치에 유리하다는 것이다.벤처캐피탈(VC)이 모여있는 강남구 삼성동과 인접하고 지하철역 8호선 문정역이 있어 출퇴근이 편리해 인재를 끌어모으기 좋다.윤선주 에이피트바이오 대표는 “인천이나 수원, 김포 등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도 있는데 출퇴근하기 부담이 적다고 한다”면서 “수서역이 인접해 있어 대전이나 오송 등으로 출장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문정바이오CEO포럼은 문정동에 위치한 제약바이오 기업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향후 분기별로 개최될 전망이다. 참석자 외연도 확대해 문정동에 있는 영세한 바이오텍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윤 대표는 “이번 포럼에 처음으로 서강석 송파구청장이 바쁜 시간 속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참석해 줬다”면서 “문정동 소재 바이오텍에 대한 지원사업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다음 포럼에서는 국회의원이나 기관 관계자도 초청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처음 포럼을 기획했을 때에는 문정동에 있는 기업들이 어떤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한 뒤 교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서 “이제는 다른 지역의 제약바이오기업, 다른 바이오클러스터와 협업하는 방안이 있을 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