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분양한 단지 50%, 1순위서 청약미달 4개단지 평균경쟁률 1.19대1…고분양에 '발목'유동성 비율 100% 하회…부채상환 이행능력↓"올해 브랜드에 따라 건설사 미분양 양극화 심화"
  • ▲ 건설공사 현장. ⓒ뉴데일리DB
    ▲ 건설공사 현장. ⓒ뉴데일리DB
    지난해 두산건설이 '위브·제니스' 브랜드를 달고 분양한 아파트가 1순위 청약에서 줄줄이 미달 사태를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설사들이 청약미달로 인해 운전자금이 묶이면서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올해 두산건설이 분양하는 단지에서 미분양 사례가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두산건설이 '위브'와 '제니스' 브랜드를 적용해 분양에 나선 아파트는 총 4곳으로 평균경쟁률 1.19대 1을 기록했다. 4개 단지 중 1순위청약에서 평균청약경쟁률이 1대1에도 미치지 못한 단지는 전체 50%에 달했다. 

    지난해 두산건설 아파트 청약미달 현상은 지방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먼저 지난해 2월 부산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양정'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215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서 88명만 접수해 경쟁률이 0.41대 1로 저조했다. 1·2순위 최종 경쟁률도 215가구 모집에 134명이 접수해 0.62대 1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대구시 북구 학정동에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가 1069가구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서 353명만 접수해 0.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1·2순위 청약이 모두 끝났을 때도 445가구만 청약 접수하면서 최종 경쟁률도 0.42대 1로 저조했다.

    해당 단지들이 일제히 미분양을 겪은 이유는 각 지역에서 입지 매력도가 떨어지거나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가장 저조했던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의 경우 84㎡ 기준 분양가가 최고 5억5300만원에 달했다. 인근 '학정청아람' 전용 84㎡ 당시 호가가 2억20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시세 대비 3억원 이상 비싸게 분양했던 셈이다. 또 인근 '칠곡 e편한세상' 전용 109㎡가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 분양시점에 3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던 것과 비교해도 비쌌다.

    이처럼 미분양 발생하고 그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분양대금 확보에 따른 공사비 회수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두산건설 입장에선 걸림돌일 수 밖에 없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실제로 두산건설은 분양미수금을 포함한 공사미수금이 급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 공사미수금은 5700만원에서 1878억6800만원으로 폭증했다. 2022년 공시미수금 1002억4032만원과 비교해도 870억 이상 크게 늘었다.

    미청구공사액도 크게 늘었다. 미청구공사액은 이미 공사를 진행했지만 건설사가 아직 발주처에 공사비를 받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지난 2023년 3분기 6800만원이었던 공사미수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2431억5700만원으로 급증했다.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공사비 급등에 분양가 상승 등이 겹치면서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지방을 중심으로 늘어난 미분양 물량 등도 한몫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부채비율이 338%을 기록하며 통상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200%도 넘긴 상황이고 유동자산에 대한 유동부채 비율인 유동비율도 100%를 넘기지 못했다. 

    유동비율은 통상 150~200%가 적정수준으로 평가되며 그 이하일수록 부채상환을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일 경우 기업 신뢰성이 떨어지며 은행이나 투자자가 자금을 대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미수금과 미청구공사액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는 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매출증가와 비교해서 보면 크게 늘어난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일감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일부 사업장에서 대한 재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지방 미분양이 건설사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데 여기엔 입지뿐 아니라 브랜드 파워도 성적을 좌우해 대형건설사가 아니면 올해도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