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납품테스트 실패" 로이터 보도에 주가 '제동'삼성전자 실적·주가 향방 HBM에 달려…"경쟁력 우려" "시장 우려 과도…주가 하락은 비중 확대 기회"
  • 삼성전자가 내부에서는 노조집회, 외부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테스트 관련 잡음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향방이 결국 HBM에 달려 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HBM 부문 경쟁력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이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상존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07%(2400원) 하락한 7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부터 주가가 급락했다.

    로이터통신은 3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HBM의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의 문제로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이 문제가 됐다면서 현재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력으로 쓰이는 4세대 제품 HBM3을 비롯해 5세대 제품 HBM3E에 이러한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외신 보도를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이 회사가 품질 테스트 관련 외신 보도에 적극적으로 해명을 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라며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HBM 납품 기대감에 지난 7일 8만원대를 돌파했던 삼성전자의 주가에도 다시 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의 HBM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면서 이후 주가는 다시 7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발 앞서 HBM3와 HBM3E(8단)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 20만원을 돌파했다.

    HBM 사업 성과에 향후 삼성전자 주가 방향성이 달린 만큼 이번 소식에 증권가에선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의 최근 상대적 부진은 HBM 부문의 경쟁력 회복 기대감이 약화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HBM3 이상 제품의 출하가 최대 고객사향(엔비디아)으로 본격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당분간 삼성전자의 HBM 부문 경쟁력이 크게 개선되지 못할 가능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9만1000원으로 낮췄다.

    반면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며 오히려 주가 급락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비단 전자부품뿐 아니라 반바지를 하나 맞추더라도 소통하는 과정이 있기 마련"이라며 "전자부품도 당연히 수요자와 사용자가 품질의 협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페이퍼 스펙'을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못 맞췄을 가능성은 낮고, 이미 내부적으로는 맞췄으니 샘플 제출을 했을 것"이라면서 "삼성이 내부 퀄(Qual·품질인증테스트)도 안 거친 제품을 샘플링할 정도의 영세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같은 하락에는 비중 확대 기회로 삼길 권한다"며 "HBM 진도가 시원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지금 주식회사 메모리의 돌아가는 동향을 보면 일반 서버 등 컨벤셔널 수요도 저점을 다진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도 경쟁사에 주도권 경쟁이 시급한 상황 속 노조 리스크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24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집회가 열렸다. 지난달 17일 경기 화성 사업장서 첫 쟁의행위에 나선 이후 두 번째다. 

    이날 노조 집행부는 DS 부문 직원이 성과급을 못 받은 것에 대해 지급 기준이 부당하다며 사측의 변화를 요구했다. 또한 삼성전자 경영진들의 투명한 성과급 지급과 노조 무력화 시도 철회, 대화를 통한 단체교섭 이행을 촉구했다. 

    최근 삼성전자 일부 부서에서만 했던 임원 주 6일제 근무를 전 계열사로 확대하는 등 비상상황에 돌입하는 등 내외부 위기감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도 경쟁사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 속 노조 리스크까지 더해질 경우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