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붐' 호실적·주주환원책에 시총 3조달러 돌파 목전1년새 주가 200% 급등…서학개미 이달 적극 차익실현 중 월가 "주가 더 간다"…2030년까지 258% 상승 전망도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등 수혜주 주가도↑…"실적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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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주인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천장을 뚫고 있다. 시가총액은 어느덧 3조달러에 육박하면서 시총 2위 애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1년 만에 200% 넘게 상승한 엔비디아의 주가가 어디까지 갈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29일(현지시각)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0.81% 상승한 1148.2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5월30일 기준 378.34달러였던 엔비디아 주가는 1년 만에 203.5% 오르며 1100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시가총액도 2조8245억달러까지 증가해 3조달러에 근접했다. 미국 시총 2위인 애플(2조9179억달러)과는 약 3% 남짓 차이 난다.

    지난해 6월 처음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는 불과 10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시총이 8000억달러가 늘어나는 데까진 3개월여 걸렸을 뿐이다.

    주가 상승 속도에 불을 당긴 건 무엇보다 실적이다.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은 260억4000만달러로, 시장의 예상치 246억5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주당 순익은 시장 예상치(5.59달러)를 웃도는 6.12달러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2%, 주당 순익은 461% 각각 급증했다.

    2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이 28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예상치는 266억1000만달러였다.  

    AI 열풍이 확산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AI 칩을 대거 사들인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이에 따른 이익을 주주들에게 과감히 환원하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책도 내놨다. 

    이미 5차례 액면분할했던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와 함께 10대1 주식 액면 분할을 발표했다. 2021년 7월 이후 3년 만인 이번 주식 분할은 지금까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액면분할은 기존 주식을 쪼개는 것으로 펀더멘털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1주당 가격을 낮춰 투자자 접근성을 높인다. 통상 투자 유인으로 작용하면서 주가 상승 기폭제가 된다. 

    분기 배당금도 높였다. 엔비디아는 배당금을 기존 4센트에서 10센트로 150%나 올린다고 밝혔다.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자 엔비디아에 투자해온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의 매도 시점에 대해 고민이 깊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엔비디아를 13억7387만(약 1조8815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 기간 미국 주식 매도 상위 2위는 엔비디아로, 지난 3월까지 만해도 이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이었던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이 가운데 월가에선 엔비디아의 주가가 현재 주가에서 세 배 넘게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 가운데 엔비디아를 다루는 59명 중 52명(88%)은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I/O 펀드의 베스 킨디그 테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현재 최고 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의 확산으로 엔비디아의 주가가 오는 2030년까지 25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시총은 10조달러에 이른다.

    킨디그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 GPU가 소프트웨어 플랫폼 및 자동차 시장에 널리 쓰일 것"이라며 "또 다른 엄청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시장에선 엔비디아 수혜주들의 성장도 기대된다. 대표적인 종목이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 29일 장 초반 21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썼다.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29일 종가 기준 43.1% 급등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 열풍에 가세할 종목에 SK하이닉스를 포함하면서 이 회사의 상승 잠재력을 33.3%라고 분석했다.

    HBM 생산의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29일 기준 174.2%에 달한다.

    올해 말 HBM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전체 HBM TC본더 시장점유율의 65%를 차지한 한미반도체의 매출과 이익이 계속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HBM TSV 생산능력이 3배가량 증가하지만 공급 부족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HBM 주도권은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후공정 업체 중에서는 한미반도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