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부회장, 사내이사 연임 실패구미현 씨, 추가 이사회 열어 대표이사 선임 예정세 남매 둘러싼 1200억대 소송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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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며 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의 난’이 일단락됐다.

    다만 구지은 부회장이 구미현 씨를 상대로 1200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직 여진(餘震)이 남아있는 상태다.

    31일 아워홈은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사내이사에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모 씨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임 사내이사에는 구재모 씨를 비롯해 장녀인 구미현씨와 남편인 이영열씨가 이름을 올렸다. 구본성 전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그의 측근인 황광일 전 중국남경법인장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부결됐다.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제기한 자사주 매입 안건도 부결됐다. 구지은 부회장은 아워홈의 배당 가능 이익인 5331억원을 활용해 1년 안에 전체 지분의 61%에 해당하는 1401만9520주를 자사주로 매입하는 안건을 제시하며 구미현 씨를 설득해왔다.

    현재 아워홈의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구미현 씨 19.28%, 구명진 씨 19.60%, 구지은 부회장 20.67%, 기타 1.89%로, 구지은 부회장이 계획대로 구미현 씨 지분을 매입할 경우 자신과 셋째 구명진 씨 지분이 구본성 전 부회장을 넘어서게 된다.

    이날 임시주총은 구지은 부회장에게 있어 경영권 방어의 마지막 기회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변수는 장녀인 구미현 씨였다. 구미현 씨는 2021년 구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으로 인한 처벌을 받고 나서 구지은 부회장을 대표이사에 올리는 데 힘을 실어주며 장남과 자매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구미현 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 측에 서면서 아워홈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구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 안건을 올리고 구미현 씨 설득에 나섰으나 끝내 마음을 돌리지 못 했다. 구 부회장은 6월 3일부로 경영권을 내려놓게 됐다.

    다만 구미현 씨의 대표이사 선임은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처리되지 않았다. 아워홈은 6월 3일 이내에 다시 이사회를 열어 구미현 씨의 대표이사 선임 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앞서 4월 17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주주는 구미현 씨와 남편인 이영열 씨 사내이사 선임안을 가결시키고 구지은 부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선임안과 이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은 모두 부결시켰다. 

    같은 달 25일 구 전 부회장은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하고 자신의 아들인 구재모씨와 측근 황광일 전 아워홈 중국남경법인장의 사내이사 선임, 기타비상무이사로 구 전 부회장 본인 선임의 건을 안건으로 올렸다.

    남매의 난은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여진은 남아있다. 구지은 부회장은 구미현 씨가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차녀인 구명진 씨와 손잡고 구미현 씨를 상대로 1200억원대 계약위반 소송으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세 자매는 2021년 4월 구본성 전 부회장을 아워홈에서 퇴출시킬 때 주총 의결권 통일을 골자로 주주간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개인당 300억원의 위약금이 책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