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대마 흡연자, 술 음용자 수 넘어서담배 비중도 추격… 2%P 차PMI·BAT 등 글로벌 담배사, 대마 관련 회사 인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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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매일 대마를 태우는 인구가 술을 마시는 인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오락용 대마 합법화 이후 이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특히 담배 흡연자 비중까지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담배 제조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다국적 대마초 관련 기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며 ‘니코틴 다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 달에 21일 이상 매일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은 1770만명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1470만명)을 넘어섰다.이는 카네기 멜런 대학교의 조나단 콜킨스 교수가 발표한 ‘1979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에서 자체 보고된 대마초 사용의 변화’ 조사에 수록된 내용이다.1992년 기준 매일 대마초를 흡연하는 사람은 90만명, 술을 마시는 사람은 890만명이었다. 30년만에 대마 흡연자와 음주자의 수가 역전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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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1979년부터 2022년에 걸쳐 27개 설문조사에 총 164만1041명이 참여했다.
다만 조나단 콜킨스 교수는 대마의 합법화가 이뤄지기 이전 기간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대마 흡연 여부를 밝히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제 대마 사용자는 오히려 더 많았을 가능성도 크다고 언급했다.해당 자료에 따르면 대마 흡연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뤄진 것은 2009년부터다. 당시 의료용 대마 외 흡연을 허용하지 않았던 미국 연방정부들이 2009년부터 오락적 사용을 허가하거나 합법화했기 때문이다.대마 흡연자는 술 뿐만 아니라 담배 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미국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성인의 대마 흡연율은 17%로 2013년 7%와 비교했을 때 10%P 증가했다. 이는 연초, 궐련형 전자담배 등 담배 제품을 사용하는 비중인 18.7%에 육박하는 수치다.현재 미국 각 주에서 대마 합법화에 따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만큼 수년 내 대마 흡연 비중이 담배 흡연자를 넘어설 전망이다. -
글로벌 담배 제조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천문학적인 돈을 대마초 관련 기업에 투자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는 지난해 이스라엘의 대마초 기술 회사인 ‘사이크 메디컬(Syqe Medical)’에 1억2000만달러, 한화 약 1645억원을 지원했다. 해당 기업은 대마초의 정확한 복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흡입기를 제조하고 있다.투자한 1645억원은 PMI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 통과를 위해 사용된다. 정식으로 승인이 나 미국에서 흡입기 사용이 가능해질 경우 PMI는 사이크 메디컬의 지분 전체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BAT(British American Tobacco) 역시 지난해 캐나다 대마초 라이센스 생산업체인 오가니그램(Organigram)과 협업을 맺고 약 9200만달러, 우리 돈으로 1240억원을 투자했다. BAT는 내년 1월까지 추가로 12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이 회사의 지분을 45%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오가니그램은 캐나다서 대마초와 대마초를 활용한 제품 생산이 허가된 업체로, 환자 이외에도 기호식품으로서의 대마초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오가니그램은 지난해 대마 꽃을 활용한 대표 제품 ‘슈레드(SHRED)’ 하나만으로 2조78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BAT는 이미 2022년 미국의 대마초 추출물 생산업체 샬롯스웹(Charlotte's Web)에 약 760억원, 독일의 대마 기반 제약 스타트업 새너티 그룹(Sanity Group)에도 약 5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