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공급우려 완화' 삼성전자 주가 강세 마감독점 체제 무너지는 SK하이닉스는 상승폭 제한증권가 "삼성전자 주가 상승 여력 높게 평가"
  • ▲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로이터연합통신
    ▲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로이터연합통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말 한마디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희비가 갈리고 있다. 간밤 황 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엔비디아 제품에 탑재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HBM 공급 우려'가 완화된 삼성전자 주가는 뛴 반면 그간 HBM 독주체제를 굳혀온 SK하이닉스는 경쟁 격화 우려에 상승폭을 키우지 못한 모습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79% 오른 7만7400원에 장을 닫았다. 개장 직후부터 오르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장 초반 3% 넘게 오르기도 했다. 삼성전자우도 2% 넘게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호재에 힘입어 전날 장 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 4.12%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지부진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한데는 황 CEO의 발언 덕분이다. 황 CEO 전일 증시 마감 후 대만 타이베이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HBM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문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테스트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뿐이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아직 어떤 인증 테스트에도 실패한 적이 없지만, 삼성 HBM 제품은 더 많은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다"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과 협력하고 있으며 3사 모두 우리에게 메모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지난 3월에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에 '젠슨이 승인하다'(Jensen Approved)는 문장과 함께 친필 사인을 남기며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이번 발언으로 삼성전자의 HBM 공급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완화되면서 투심이 다시 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사실상 독첨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상대적 약세를 보였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0.21% 오른 19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불과 일주일 전 '20만닉스'를 실현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삼성전자 주가는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에 3% 넘게 급락한 바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HBM 경쟁력을 공고히 다지며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시장에서는 향후 HBM 공급 체계를 둔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에 엎치락뒤치락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AI 랠리에서 소외된 삼성전자가 시장 수혜를 본격적으로 누릴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적정주가를 10만 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엔디비아향 HBM3(4세대)와 HBM3E(5세대) 모두 퀄 테스트가 진행 중에 있다"며 "HBM 뿐만 아니라 9세대 V낸드 양산에도 나서며, 메모리 기술 리더십 탈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팹리스(엔비디아, AMD 등) 업체들의 HBM 벤더 수요가 다변화되면서 삼성전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PBR이 역사적 평균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론 HBM 악재로 인한 하방 압력보다 HBM 제품 테스트 성공으로 인한 업사이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