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장중 신고가 경신… 기아도 5%대 급등"인도 증시 입성 시 기업가치 10조원 뛸 것"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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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가 인도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는 소식에 신고가를 다시 썼다. 현대차는 올 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저PBR' 수혜로 묶였던 가운데 이번 '인도 IPO' 소식이 상승세에 힘을 보탤지 주목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3.92% 하락한 27만8500원에 장을 닫았다. 개장 직후에는 28만5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기아도 5.22% 급등한 12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현대차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IPO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외국인 수급이 몰렸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기아가 434억 원, 현대차가 298억 원으로 SK하이닉스에 이은 2·3위를 차지했다.

    앞서 로이터·블룸버그 등은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8억1200만주 중 최대 1억4200만주(지분율 17.5%)가 IPO로 매각된다고 지난 15일 보도했다. 이후 현대차는 "인도법인을 인도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SEBI에 IPO 관련 예비서류인 DRHP(Draft Red Herring Prospectus)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인도 법인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30억 달러(약 4조1700억 원)를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인도 IPO 사상 최대 규모다. 현재까지 인도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IPO는 지난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 상장으로 조달액은 약 25억 달러(약 3조4725억 원)였다.

    현대차는 이번 상장 추진으로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인도는 지난해 한 해 동안 410만 대 이상 차량이 팔렸다. 지구 상 가장 많은 14억 명의 인구 수를 보유한 점도 현대차가 인도를 제2의 생산거점으로 찍은 이유다. 인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PD) 성장률은 8.2%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기업가치가 향후 10조5000억 원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유진투자증권은 IPO 이후 현대차가 보유하게 될 인도법인 지분가치를 11조69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지분의 17.5%를 팔아 30억 달러를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현대차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은 한화 23조7000억 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을 약 171억 달러로 추정한다"며 "이를 인도 자동차 시장 1위 메이커인 마루티스즈키·스즈키모터스 시총에서 역산하면 할인 후 지분가치, IPO 조달 현금, 인도 법인 수익가치 등을 합해 10조5700억원의 시총 상승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에 탈레가온 신공장의 가동이 예정돼있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중 확대로 인도 시장의 평균판매단가(ASP)와 수익성이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내년 크레타EV 출시로 현대차가 인도 전기차 시장의 주요 메이커로 부상할 가능성까지 더하면 IPO 이후 기업 가치는 현재 추산 금액을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표주가 역시 오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와 SK증권은 현대차의 향후 주가가 33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삼성증권은 34만 원까지 제시했다. LS증권 기업가치 재평가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LS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IPO 조달 자금은 인도 법인 생산 능력 증설을 위해 쓰일 것"이라며 "이번 상장으로 인도 법인 지분율 희석 우려보다는 30조 원 규모의 자회사 상장을 통한 현대차 기업 가치 재평가와 자산 증대 효과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