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심기술 이전 거부로 국내 독자 개발국내 최초 공랭식 AESA 레이다 공식 탄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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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다는 전투기의 전면부에 탑재돼 ‘눈’의 역할을 한다. 미국이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한 가운데 한화시스템이 정부와 국내 독자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11일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무인기용 AESA 레이다 개발 과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이번 사업을 통해 2026년 말까지 한국형 전투기(KF-21)와 복합 운용할 수 있는 무인편대기에 최적화된 AESA 레이다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AESA 레이다는 공중과 지상, 해상 표적에 대한 탐지 및 추적 등 다양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 최첨단 레이다다.무인편대기용 AESA 레이다의 핵심은 소형·경량화다. 한화시스템은 발열이 큰 레이다를 공기만으로 냉각할 수 있는 ‘공랭식(空冷式) 기술’을 적용한다. 기존 AESA 레이다와 달리 냉각 장비가 필요 없어 무게와 부피를 더 줄일 수 있다.특히, 이번 과제는 정부가 주관하는 첫 공랭식 AESA 레이다 개발 건으로, ‘국내 최초의 공랭식 AESA 레이다’가 공식 탄생할 예정이다.레이다의 신호를 주고받는 안테나의 핵심 부품인 송수신 블록(TRB)의 크기도 대폭 줄였다. 기존 브릭형(Brick-Type) TRB를 타일형(Tile-Type)으로 압축해 부피를 50% 수준으로 줄여, 레이다의 성능을 유지하며 크기는 작게 만들 수 있게 됐다.당초 중국, 일본 등 소수의 선진국들만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첨단 레이다인 AESA 레이다를 해외 기술이전 없이 국내 기술로만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팽배했다.하지만 한화시스템과 국방과학연구소는 개발에 착수한 지 불과 4년 만인 2020년 8월 순수 우리 기술로만 개발한 AESA 레이다 시제 1호기를 출고하는 데 성공했다.한편, 한화시스템은 전투기용 AESA 레이다 핵심 장비를 수출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한화시스템은 지난달 13일 유럽의 대표적 항공우주·방산 기업인 레오나르도와 ‘경공격기(Light Combat Aircraft) AESA 레이다’ 안테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레오나르도는 항공기뿐 아니라 레이다·항전 장비 등 다양한 항공 플랫폼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글로벌 방산업체다.한화시스템이 수출·공급하는 ‘안테나’는 AESA 레이다 제품 가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장치다. 항공기용 AESA 레이다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안테나가 국내 기술로 개발돼 해외로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화시스템이 핵심 장비를 수출해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이 AESA 레이다는 고효율 반도체 송수신기 및 디지털 레이다 기술이 반영된다. 우리나라의 FA-50, 이탈리아의 경전투기와 같은 소형·경량·저전력의 전투용 항공기에 탑재가 가능하다.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최근 수출이 확대 중인 천궁-II와 같은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용 다기능레이다(MFR)처럼 미래에는 항공기용 AESA 레이다 또한 자사의 ‘수출 효자’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AESA 레이다의 핵심 장치 및 완제품을 개발해 유럽·아태지역을 비롯, 중동과 중남미 등 다양한 국가로 수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