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활란 전 총장 유족도 고소 … '고인의 사회·역사적 평가 훼손"1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소장 제출김 의원 "발언 근거 없다는 주장 사실 아냐" 반박
  • ▲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뉴데일리
    ▲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뉴데일리
    학교법인 이화학당(이사장 장명수)은 총선 과정에서 '이대생 성 상납' 발언으로 후보 사퇴 논란을 일으켰던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국회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김활란 전 총장의 유족도 김 의원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화학당은 이날 유튜브를 통해 '김활란 초대 총장이 미 군정기에 이대생을 미군 장교에 성 상납시켰다'고 발언한 김 의원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화학당은 "김 의원은 사실이 아닌 발언으로 김활란 총장과 이화여대 구성원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국회의원으로서 가져선 안 되는 여성차별적이고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이화학당뿐만 아니라 전체 여성을 모욕했다"면서 "국회의원의 지위와 발언의 파급력을 고려할 때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으며 다시는 이런 행위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기관의 엄중한 처벌을 원한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화학당은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한 역사 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두루 거쳤다"며 "이 과정에서 김활란 전 총장의 유족과 동창 등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함께 법적 대응을 준비해 왔다. 이화여대, 총동창회를 중심으로 서명과 탄원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활란 전 총장의 유족도 김 의원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전 총장 유족은 "한평생 여성교육에 헌신해 온 고인과 이화여대에 대한 사회적·역사적 평가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서 명예훼손 발언을 한 사실이 총선을 앞둔 지난 4월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이화여대는 김 의원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법적 대응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 한편 김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 군정 시기 김활란 이대 전 총장이 운영했던 '낙랑클럽'에 이화여대 졸업생 등을 동원했으며 일부는 공식 매춘부로 활동했던 기록이 미군방첩대 기밀문서에 남아있다"며 "발언의 근거가 없다는 이화학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1940~50년대 양대 정보기관 중 하나인 미군 방첩대(CIC) 정보보고서에 내용이 담긴 만큼, 이화학당은 동문들의 이름을 앞세운 정치 공세를 멈춰야 할 것"이라며 "이화학당은 근거를 토대로 몇 년 전 발언한 내용을 빌미 삼아 불순한 의도로 선량한 동문을 이용해 의정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