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80 수율 고전에 韓 엔지니어에 눈독5년차 시니어급 채용 나서처우-수도권 화성 근무 어필Rework?… 직무 아리송캐즘에 지친 엔지니어들 술렁
  • ▲ 일론 머스크ⓒ로이터 연합뉴스
    ▲ 일론 머스크ⓒ로이터 연합뉴스
    테슬라가 K-배터리 인재 빼가기에 나섰다. 

    9일 테슬라의 공식 채용 사이트에는 경기도 화성에서 근무할 '시니어 배터리 공정 엔지니어(Senior Battery Process Engineer)'를 뽑는다는 구인광고가 올랐다.

    경력 5년차부터 지원 가능하다는 조건에 비춰 '에이스급'을 염두에 둔 모양새다.

    테슬라의 노골적인 의도는 바로 '직무'에서 드러난다. 영문으로 작성된 직무 설명에 따르면 해당 인원의 주 업무는 배터리 팩 및 모듈 '역설계(Rework·Remanufacturing)'다. 

    경쟁사의 배터리 제품을 뜯어보고 복제하는 게 주 업무라는 뜻이다. 

    테슬라가 하필 이달 채용 공고를 올린 것도 다분히 의도적이다.

    현재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사이버트럭에 탑재할 4680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양산하고 있으나 수율에 고전하고 있다. 

    마침 LG에너지솔루션은 내달부터 오창에서 연간 9GWh에 달하는 4680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인데, 테슬라가 이 시점을 정확히 노려 채용을 진행 중인 셈이다.

    캐즘으로 사내 분위기가 경직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의 46 배터리 전문가들의 이탈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날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회사가 4~6월 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1953억원이다. 전년 대비 57.6% 급감한 수치다.

    미국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 IRA 4478억원 제외 시 되레 2525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삼성SDI도 상황은 비슷하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38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테슬라의 인력 빼가기는 SK온-현대자동차 이직 사태와 유사하다. 

    '비상경영'에 돌입한 SK온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고전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엔지니어 50여명이 그만둔 상태로 이중 상당수는 현대차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네임밸류에 처우도 올라가고 게다가 근무지도 수도권인 화성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