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8년 수소 발전 차질 우려S&P "전세계 수소 프로젝트, 7%만 최종 투자 진행"정책 불확실성·인플레·고금리 발목
  • ▲ 수소 이미지ⓒ현대건설
    ▲ 수소 이미지ⓒ현대건설
    한국이 2028년부터 청정 수소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인 가운데 시점이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세계 수소 프로젝트가 정책 리스크,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의 문제로 줄줄이 지연되고 있어 수소 공급이 원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S&P 글로벌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표된 전세계 청정 수소 프로젝트 1400여개 중 최종 투자 결정을 받은 곳은 고작 약 7%에 불과하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지난 2017년 출범한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에 따르면 전세계 청정 수소 프로젝트 규모는 현재 1.1GW 수준인데, 이는 2022년 전망치 6GW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세계 청정 수소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훨씬 더디자 2028년을 목표로 수소경제 전환에 나선 한국의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S&P는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청정 수소 발전 입찰 시장을 개설했다. 입찰 물량은 향후 30년간 13TWh다. 올해 입찰 물량은 6.5TWh이며, 계약 기간은 15년이다. 입찰을 따낸 사업자는 2028년부터 청정 수소로 전력을 생산해 한국에 공급해야 한다.

    즉 입찰을 따낸 사업자는 매년 약 433GWh를 책임져야 하는데, 이는 만만치 않은 물량이다. 현재 전세계 구축된 모든 수소 프로젝트를 1년 365일 중 16일 동안 한국만을 위해 가동했을 때 실현 가능한 물량이다. 

    더군다나 청정 수소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국에서마저도 프로젝트가 줄줄이 지연돼 한국의 청정 수소 공급망 차질이 예상된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선 청정 수소 보조금을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청정 수소 프로젝트가 다수 좌초되고 있다. 

    일례로 캐나다 최대 질소 비료 회사 뉴트리엔(Nutrien)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추진하고 있던 청정 수소 프로젝트를 비용 및 수요 문제로 최근 중단했다. 

    한국이 요구하는 청정 수소는 탄소가 90% 이상 포집된 수소인데, 해당 기준을 충족하기엔 비용이 더 들어 채산성이 맞지 않다는 것.

    S&P는 "한국의 (청정) 수소 발전 시점인 2028년은 굉장히 촉박하다"며 "미국산 수소 프로젝트에 추가 지연이 발생할 경우 한국에 공급하는 게 불가능해 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규 청정 수소 설비를 구축하는 데는 18~36개월이 소요 되는데, 시점을 2030년으로 잡은 일본은 (미국 프로젝트 지연에)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