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기본가격 협상 두고 낙농가-유업계 이견 커낙농가, 원유 기본가격 최대인상, 음용유 감축 최소 주장유업계, '밀크플레이션' 우려… 가격 동결 필요성 내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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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 가격을 산정하는 원유 기본가격 협상을 두고 낙농가와 유업계의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원유가격 인상폭은 물론, 올해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음용유 감축범위도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는 지난 달 11일 원유 기본가격 조정 소위원회를 시작으로 매주 2회씩 10차례에 가까운 회의를 진행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올해 소위원회의 쟁점은 원유 가격 협상 범위와 음용유(흰우유) 감축범위다. 현재 원유 가격 인상 폭은 합의 결과에 따라 동결(0원 인상)에서 최대 26원까지 오르게된다. 합의된 내용은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8월 1일부터 반영하게 된다.

    낙농가는 농가 생산비와 음용유 사용량 등을 감안했을 때 기본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최대 폭인 26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원유가격은 생산비 증가분의 최대 60% 범위에서 결정하도록 돼있다.

    2023 축산물생산비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ℓ당 1003원으로 전년 대비 44.16원 올랐다. 현재 원유 가격인 ℓ당 1084원에 인상 최대폭인 26원이 인상되면 ℓ당 1110원으로 오르게 된다.

    인센티브도 있다. 유지방·유단백과 세균수, 체세포수 등을 기준으로 원유 등급을 나눈 뒤 이에 따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4개 항목을 최고 등급으로 계산할 시 추가되는 금액은 ℓ당 179원. 원유 기본가격과 인센티브가 최대로 반영될 경우 원유 가격은 ℓ당 1289원으로 오른다.

    반면 유업계는 인상가격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우윳값과 치즈, 아이스크림 등 각종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원윳값이 ℓ당 1084원으로 88원 오르자 유업계는 일제히 우유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 구매 패턴도 변화했다. 보관성이 높고 가격이 낮은 수입멸균우유로 소비가 옮겨간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3만7361톤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2020년 1만1413톤 수준이었던 수입량은 3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 흰우유 소비량이 줄어든 것도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1997년 31.5㎏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매년 줄어 2022년 26.2㎏로 줄었다. 

    올해부터 처음 협상테이블에 오르는 음용유 감축범위도 입장이 갈리고 있다.

    용도별 가격차등제 도입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음용유 공급이 많을 경우 물량을 줄이고 대신 가공유를 늘리는 형태다.

    올해 음용유 감축범위는 최소 9112톤에서 최대 2만7337톤이다. 지난해 필연적 생산량 180만8317톤에서 실제 구매량인 189만9439톤을 뺀 과잉물량은 9만1122톤으로, 과잉률인 5.03%의 10~30%를 두고 협상하게 된다.

    낙농가는 음용유 감축 범위를 최소치인 9112톤으로 주장하는 반면, 유업계는 최대치인 2만7337톤을 요구하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아직 협상 중인 내용이라 의견을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흰우유 소비량 변화는 물론, 원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연쇄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