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청 동의서 효력정지 고시…후보지 제외요건 충족기부채납·사업성저하·재산권 침해 우려탓 반대여론 확산 남가좌·반포 등도 주민반발…"착공 등 확실한 선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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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표 도시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이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와 사업성 저하 우려 탓에 후보지 선정을 위한 주민동의서 징구단계부터 막히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1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신통기획 재개발 추진에 나섰던 성동구 △용답동 15번지 일대(용답2구역) △행당동 300-1번지 일대 △하왕십리동 1078번지 등 3곳이 주민반대 벽에 부딪혔다.이들 사업지는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을 목표로 주민동의서 확보에 돌입했지만 높은 반대율에 발목이 잡혔다.성동구청은 지난 11일 '용답동 15번지 일대 재개발 추진을 위한 동의서 효력정지 안내' 고시를 공고했다.공고문을 보면 해당사업지는 토지 등 소유자 923명중 280명(30.3%)의 반대동의서가 접수되면서 반대율이 후보지 제외요건인 25%를 초과했다.현행규정에 따르면 소유자 25%이상 또는 토지면적 2분의 1이상이 반대하는 경우 정비계획수립절차가 중단되고 재개발후보지에서 제외된다.당초 이곳은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사업에 도전했다가 지난해 신통기획으로 사업방식을 전환한 바 있다.공공재개발에서 신통기획으로 사업방향을 바꾼 하왕십리동 1078번지도 동의율 확보에 실패했다.소유자 396명중 122명(30.8%)이 반대동의서를 제출하면서 반대율이 25%를 초과한 까닭이다.행당동 300-1번지는 동의율 확보엔 일단 성공했지만 후보지 선정위원회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해당사업지는 토소유자 538명중 332명 동의(61.7%), 89명(16.5%)이 반대의사를 밝혔다. 반대율이 25%를 넘진 않았지만 낮은 노후건축물 소유주 동의율이 발목을 잡았다.선정위원회는 미선정 사유로 "주민갈등으로 인한 사업추진 장기화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노후건축물 소유 주민동의가 현저히 낮아 사업추진시 원주민 참여 저조 등이 우려되는 구역"이라고 설명했다.성동구 G공인 관계자는 "노후빌라나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고령 소유주들이 신통기획 재개발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최근 성동구를 비롯해 주변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고 집값이 오르면서 공공 개입여지가 큰 신통기획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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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이들 사업지가 주민동의율 확보에 실패한 것은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기부채납은 재건축·재개발시 건폐율·용적률 완화혜택을 받는 대신 개발부지 일부에 공공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국가·지자체에 무상제공하는 것을 말한다.실제로 기부채납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질 않고 있다.신통기획 재건축을 추진중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는 기부채납시설인 데이터케어센터(노인복지시설) 설치를 두고 주민 반대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강남구 압구정3구역은 기부채납으로 제시된 단지 중앙 공공보행교 설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신통기획을 추진중인 서대문구 남가좌동 337-8번지 일대도 강력한 주민반대에 부딪혔다.주민동의율을 확보해 2022년 12월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이후 반대여론이 커지면서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신통기획 반대측 주민들은 서대문구청에 신통기획 해제신청서를 접수하는 한편 서대문구의회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며 구역해제를 요구하고 있다.지난 5월엔 서초구 반포1동 3구역 주민들이 서울시에 신통기획 재개발후보지 제외 의사를 전달했다.결과적으로 과도한 기부채납과 사업성 저하 우려가 주민들의 신통기획 반대여론을 확산시키고 나아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저해하고 있는 셈이다.정비업계에선 현재 착공까지 진행된 참고선례가 부족해 신통기획 반대여론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총 124곳(재건축 43곳, 재개발 81곳)이 신통기획을 추진중이다. 65곳은 기획완료, 59곳은 자문단계다.이중 착공에 들어간 사업지는 △을지로3가 6구역 △공평15·16구역(통합) △흑석11구역 등 3곳이다.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착공까지 신속하게 진행된 선례가 많지 않아 신통기획 효과에 의구심을 갖는 소유주들이 적잖다"며 "신통기획 사업지만 계속 늘릴게 아니라 일부 사업지를 집중지원해 확실한 선례를 만드는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신통기획 등 도시정비사업 관건은 수익성"이라며 "용적률 등 인센티브 부여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보다 큰 범위에서 시장 규제완화나 투기세력 규제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