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무성 라인야후 자본 관계 재검토 요구 철회경영권 탈취 논란 속 반일 감정 의식해 물러서정부 뒷배 사라진 소프트뱅크… 명분 없어 협상력 저하네이버, 협상 우위 선점 속 중장기적 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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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 지분관계 재검토 요구를 철회하면서 소프트뱅크의 인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부의 행정지도 명분이 사라지면서 라인야후 협상에 대한 주도권이 네이버로 넘어간 형국이다. 상황이 역전되면서 네이버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관측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최근 라인야후 측에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했던 것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의 보안 거버넌스를 충족시킨 상황에서 네이버의 지분 매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앞서 라인야후는 지난해 11월 라인의 개인 정보 약 52만건이 유출된 바 있다.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 행정지도를 통해 네이버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네이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메신저앱 '라인'의 운영사 라인야후의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의 지분 64.7%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을 1%에서 100%까지 사들이는 것을 모두 논의 선상에 두고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부의 비호 아래 라인야후의 새로운 이사진 역시 친(親) 소프트뱅크 일본인 인사들로 구성했다. 

    일본 총무성의 변화가 감지된 것은 경영권 탈취 논란 속에 반일(反日) 감정이 불거지면서부터다. 경영권 탈취 논란 속에 한일 양국의 외교 분쟁으로 번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것. 

    이후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가 지난 1일 제출한 보고서와 함께 "단기적 자본이동은 곤란하다"는 입장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쓰모토 총무상은 네이버와의 자본관계 재검토 내용에 대해서도 "자본적 관계의 재검토 자체가 행정지도의 목적은 아니다"라고 한걸음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총무성은 바뀐 입장을 라인야후를 비롯해 소프트뱅크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명분을 잃은 소프트뱅크의 협상력이 저하된 반면, 네이버가 우위를 점하게된 대목이다.

    네이버 역시 라인야후 지분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한 상태다. 최수연 대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단기적으로 A홀딩스 지분매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 해당 사안을 기업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협상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율적으로 유리한 조건의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가령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내주더라도 라인플러스를 자회사로 유지해 대만과 태국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해 나가는 시나리오가 있다. 라인야후 지분의 10%만 팔아도 2조원에 가까운 실탄을 확보,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의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야후 지분 매각과 관련) 네이버로서는 급할게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 내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협상에 대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