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대규모 집회 곳곳에서 진행… 기지국 지원 총력전이슈 따라 집회 장소 수시로 바뀌고 인원 예측 쉽지 않아 주요 거점에 이동기지국 파견 중 “서비스 안정에 만전”
  • ▲ 광화문에 배치된 SK텔레콤 이동기지국.ⓒ강필성 기자
    ▲ 광화문에 배치된 SK텔레콤 이동기지국.ⓒ강필성 기자
    지난해 말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려 이동통신사가 진땀을 흘리고 있다. 대규모 인파가 모이면서 트래픽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서비스 장애가 일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동통신사는 원만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동기지국을 지원하고 있지만 집회가 연일 장소를 바꿔가며 열리고 있고 인파도 예측이 어려워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통신사의 고충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향후 서비스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는 현재 서울 광화문 일대에 이동식 기지국을 상시 배치 중이다. 대규모 집회의 주요 요충지인 광화문은 언제든 대규모 집회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탄핵 관련 찬성 진영과 반대 진영은 지난달부터 매주 토요일 광화문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 하고 있다. 

    특히 집회 인파가 대거 몰리는 토요일은 이통사들에 있어 가장 손에 땀을 쥐는 날이다. 통상 기지국의 수요 트레픽을 넘어가면 아예 데이터 네트워크에 접속이 안 되거나 속도가 크게 저하된다. 기지국은 통상 해당 지역의 수요를 계산해 세워지기 때문에 상정한 이상 인원의 집결에 취약하다. 이동기지국이 필요한 이유다.

    문제는 이런 대규모 집회가 광화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기통신부는 집회신고가 접수되면 이통3사로부터 ‘통신소통계획’을 받는데, 여기에서 인파에 따른 네트워크 수요예측을 통해 이동기지국 배치 등을 논의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통상 대규모 콘서트, 스포츠 경기에 국한됐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에는 상황이 크게 변했다. 

    주최 측 추산 100만명 이상이 모인 지난달 7일 여의도 집회가 대표적이다. 당시 이동기지국 10대 이상을 동원했음에도 예상 이상의 인파로 트레픽이 초과하자 이통사는 그 다음주인 14일에는 29대 이상의 이동기지국을 출동시켰다. 

    이후에도 간헐적 집회가 이어지면서 이통사의 이동기지국은 최근 가장 바쁜 시설이 됐다. 현재 서울구치소, 헌법재판소를 비롯해 공수처가 위치한 과천 정부청사 등에 이동기지국이 배치된 상태다. 최근 대규모 폭력사태가 벌어졌던 서울서부지방법원 집회 당시에도 이동기지국이 파견됐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슈에 따라 집회의 거점이 달라지면서 과거보다 이동기지국 파견에 고민이 많아졌다”며 “특히 사전에 신고된 인원을 크게 상회하는 경우가 많아 예측에 상당한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집회에서 유튜브 방송 등을 시청, 송출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점도 부담요인이다. 집회 특성상 실외에서 판결, 심리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기 때문.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헌재가 탄핵심판에 대해 매주 2일 이상의 변론기일을 지정해두고 있고 윤 대통령이 모든 절차에 참석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헌재의 판결을 앞두고는 집회 규모가 급격하게 커질 가능성이 높아 이통사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민의 안정과 편리를 위해 실무자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질 없는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