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까지 집단 휴가… 겉으론 '잠잠'노조 '공동파업' 예고… 속내는 뒤숭숭"업황회복 찬물… 노조설득 최선 다하겠다"
  • ▲ 울산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HD현대중공업
    ▲ 울산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HD현대중공업
    조선업계에 하투(夏鬪·여름철 투쟁)의 먹구름이 끼고 있다.

    집단 여름휴가에 들어간 상태라 겉으론 잠잠해 보이지만 노사 모두 내부는 들끓고 있다.

    조선사 노조들은 이미 공동파업까지 예고한 상태라 현장은 '폭풍전야' 분위기다.

    국내 최대 조선소로 원·하청 직원만 3만 2000명에 달하는 HD현대중공업과 1만명이 근무하는 HD현대미포는 지난주부터 집단휴가에 들어갔다.

    휴가기간은 다음달 11일까지로 최장 16일간이다.

    한화오션은 8500명은 29일부터 여름휴가를 시작한다. 역시 최장 16일간 쉴 예정이다.  직원이 오늘부터 한꺼번에 휴식에 들어간다. 삼성중공업은 8월5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조선소 문을 닫는다.

    문제는 여름휴가 이후 본격적인 노사갈등이 우려된다는데 있다.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노조는 휴가 이후 동반 파업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주요 조선사 노조 모임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역시 동반 파업(8월 24일 4시간 부분파업) 참여의사를 밝혔다.

  • ▲ 지난 24일 HD현대중공업 노조사무실에서 22~24일 진행한 파업찬반투표 개표를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노조
    ▲ 지난 24일 HD현대중공업 노조사무실에서 22~24일 진행한 파업찬반투표 개표를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노조
    조선사 노조들은 이와 별개로 개별파업도 논의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여름휴가가 끝나는대로 구체적인 파업일정과 파업시간을 정하기로 했다. 앞서 65%의 파업찬성 의사를 받아놓은 상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쟁의행위찬반투표가 압도적으로 가결됐다"며 "휴가 이후 새로운 투쟁 채비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금 기준 변경 ▲정년 연장 등 임단협은 16차례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한화오션 노조는 앞서 지난 15일 거제사업장에 7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RSU(양도제한조건부 주식) 지급 방식을 두고 이견이 큰 상태로 합의점을 찾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노조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할 당시 직원들에게 RSU 지급을 약속했다며, 기준 임금 300%에 해당하는 RSU를 지급하라고 요구 중이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RSU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과 다른 조선사 노조들도 파격적인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로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노조들의 예고대로 자칫 동반파업이 빚어질 경우 모처럼 회복기에 접어든 조선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지금도 글로벌 해운 물동량 증가와 함께 수주가 밀려들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소화가 더딘 상태다.

    조선사  관계자는 "아직 업황이 완전히 회복되는 상황에서 파업사태는 정말 우려스럽다"며 "각사별로 아직 10여차례 밖에 교섭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남은 기간 노조설득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